덜 차린 정신으로 아이를 등원시키다
아이의 친구를 만났다
친구라는데 키가 두뼘은 더 커보인다
우리아이는 남자아인데
그아이는 여자아인데
뼈대도 훨씬 굵어보인다
아침부터 좌절의 시작
난 무엇을 잘못했는가
출산전부터 곱씹어 보는 잘못
그래 난 출산 하기전에 일을. 미친듯 했었지
아이가 작다는 데도 일하러 다녔지
낳고도 모유수유가 괴롭다고
3개월하고 분유로 갈아타고 모유수유를 때려쳤지
그래 산후우울증이라고 바로 일하러 나갔네
밑반찬을 원래 못하니까 나물 먹이기가
쉽지 않았어 아이는 자주 아팠지
그럼 저집 아이는 무얼 먹였나 무얼먹었나
얼마나 잘해먹였나
여기서 더 안자라면 어쩌지
아들인데 작으면 어쩌지
날원망하면 어쩌지
잘못의 목록은 끝이없다
생각해보니
모두에겐 각자의 능력이 있는건데
너무 깊이 떨어진건 아닐까
좌절로 시작된 아침
아이는 천진난만하게 무심하게
엄마 안녕을 외치고 친구들 사이로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