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쉴수 있나 묻고 싶다
퇴근하고 돌아오니 둘이 낮에 먹다
널부러진 설거지가 산더미
치우는 사람 따로 있고 어지르는
사람 따로 있냐던 엄마의 옛말에
복수라도 당하듯 미친듯 치우고 보니
목욕을 하고 싶다는 아이
돌아서서 어지럽도록 목욕을 끝내고
너무 허기져서 무얼 먹자고 했더니
자기들은 늦게 점심을 먹었다는
야속하고 짜증나는 대답이 돌아온다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는 지 워킹맘의
팔자엔 퇴근이 없고 그렇다고 전업주부의
팔자에 퇴근이 있으랴
아이낳아요 좋아요 결혼해요 좋아요
라고 말하기엔 차고 넘치는 의무와
치밀어오르는 화를 억누를 방법도
꿀팁도 없어 딱히 하고 싶은게 넘치지도
않지만 지금만 아니면 된다는 거지같은
결론만 되돌아온다
비가와도 꿉꿉한 오늘의 날씨처럼
내마음도 시원함이 오긴 어려운 저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