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최선을 다해 돌바주었던 내몸
최근 신랑과의 둘만의 휴가를 보냈다
휴가 첫날 너무 좋았는지 흥분한 나머지
쌀국수를 먹다가 다리에 들이부었다
아픈거 보다 부끄러움이 강해진 나이라
부어터져가는 허벅지를 붙잡고
괜찮은 척 화장실로 달려갔다
눈치빠르고 고마운 직원덕에
얼음주머니를 얻었고 주머니를
허벅지에 얹은채 부풀어오르는
살갗을 바라보며 아, 너무 아프다
라는 말만 연발했다
그다리로 비행기에 올랐다 아이를 두고온
죄책감과 흉터가 없어지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만가지 생각이 교차되며
가까스로 프라하에 도착했다
매일이 따가워서 덫날까 두려웠지만
자주발라주는 약 덕분이었는지 흉터와 물집은
많이 가라앉았다
하지만 한번도 다쳐본적없는 다리가
못내 불쌍하게 느껴졌다
돌아온날 부터 다시 육아시작
난 아직 돌아온날 이후로 한번도
내다리에 약을 바르지 못했다
아이 몸에 크림 바르느라
연고 발라주느라
내다리를 볼 결흘이 없었다
덕분에 흉터는 나아가다 멈췄고
진하게 남을 것 같은 잔상을 보였다
그렇게 내 몸에 대한 흉터나 물집은
오직 휴가때만 신경쓸수 있는 부분이었다
지금 나를 온전히 생각하는 건 사치라는 것이다
그걸 알리듯 나아감이 더뎌지는 나를 보니
난 어디에 지금 또 덧나 있을까
필요한건 여행이 아니었구나
진짜 필요한건 온전한 쉼이었구나
이제야 느껴본다 그러나 너무늦었단걸
스스로 잘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