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2장
[Sky Bones(하늘의 뼈)]
제342장 — 기억의 바다에서 불타는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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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이… 나를 삼켜…”
세란은 무릎을 꿇었다.
등 뒤로, 차가운 별빛이 칼날처럼 꽂히며 퍼져나갔다.
>“울-네르라스는 기억에 기생한다. 우리가 겪었던 슬픔, 분노, 좌절… 그것을 먹고 자라.”
에사르의 목소리는 이미 마치 바람처럼 사방에서 들려왔다.
>“너는 그 기억을 끌어안고 견뎌야 해.
잊지 말고, 버티되, 휘둘리지 마.”
공허 속으로 가라앉는 느낌이었다.
그는 다시, 수천 번 반복된 퇴화몽 속을 지나고 있었다.
“엄마… 나 이제 안 날아도 돼.”
아이였던 세란이 꿈속에서 울먹였다.
“나는 그냥… 뛰다가 넘어지고… 걷다가 지치고… 그러다 잠들고 싶어…”
하지만 어딘가에서, 어른이 된 세란의 목소리가 들렸다.
“안 돼. 그렇게 잠들면, 우린 다시는 깨어날 수 없어.”
기억의 바다.
그곳은 현실과 환상의 경계가 뒤섞인 고대 차원의 미궁이었다.
울-네르라스는 바로 그 미궁의 핵이었다.
전쟁에서 죽은 자들의 슬픔, 배신당한 연인들의 울음,
진실을 외면한 자들의 침묵.
그 모든 감정이 태양처럼 불타고 있었다.
세란의 눈동자 속에서,
그의 옛 동료 ‘린’이 나타났다.
그녀는 이미 수년 전, 함선 폭발 사고로 사망했던 존재였다.
그녀가 말했다.
>“너는 왜 아직도… 우리를 용서하지 못한 거야?”
>“너희가… 그때 나를 버렸잖아.”
세란은 입술을 깨물었다.
“그 선택은… 널 죽게 했고, 난 살아남았고…”
>“그건 선택이 아니었어.”
린의 환영은 다가와 세란의 뺨을 쓰다듬었다.
>“그건 네가 짊어져야 할 무게였어.
지금 이 순간, 네가 '하늘의 뼈'로 깨어난 것도.
누군가는 이 기억의 바다에 잠겨야 했으니까.”
세란은 일어섰다.
그의 등 뒤로, 다시 날개가 솟아올랐다.
그건 살과 피의 날개가 아니라,
기억과 용기의 결정체였다.
“울-네르라스.”
세란이 낮게 외쳤다.
“너는 더 이상 우리의 진화를 이끌 수 없어.”
순간, 기억의 바다가 흔들렸다.
검은 구름처럼 퍼진 감정의 입자들이 수축하고,
중앙에서 울-네르라스의 본체가 모습을 드러냈다.
거대한 눈.
그것은 하나의 ‘시선’이 아니라,
우주 전체를 꿰뚫는 모든 생명체의 후회로 이루어진 눈이었다.
>“나는 모든 선택의 잔재다.”
그 존재는 말없이 그렇게 말했다.
>“너도 결국, 나의 일부일 뿐.”
“아니.”
세란이 검을 들었다.
“나는 기억이 아니다.
나는,
기억을 가진 ‘현재’다.”
빛이 폭발했다.
기억의 바다에, 단 하나의 불타는 별이 솟아올랐다.
그건 세란이었다.
그는 달렸고, 뛰었고, 마침내 날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