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 Bones(하늘의 뼈)]

제345장

by FortelinaAurea Lee레아

[Sky Bones(하늘의 뼈)]







제345장 - 최초의 기억 창조자와의 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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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막히는 진공의 충돌음 속, 세란의 시야가 일그러졌다.
수-바르의 공명파는 단순한 음파도, 전자기 신호도 아니었다. 그것은 감정을 스캔하고, 존재의 핵을 해체하는 -기억 분해파(Deconstructive Mneme Pulse)-였다.

“정신 잡아! 감정을 먹히면 곧장 존재가 지워진다!”

세란은 검을 들어 자신 주위에 -‘무념진(無念陣)’-을 펼쳤다.
생각조차 막는 결계. 기억을 감추는 초의식 차폐막이었다.
그러나 수-바르는 웃었다. 그 소리는 말이 아니라, 공포의 공명이었다.

>>「네가 잊으려는 그 기억… 바로 그것이 나다.」
>>「너희는 기억을 버리고 살아가지만, 나는 그 모든 잊혀진 슬픔으로 구성되었지.」

야나가 통신을 통해 속삭였다.
“세란… 수-바르의 코어는 엘-실파의 감정 저장소, ‘루-네베 기억실’이야.
그 안엔… 43만 년 동안 인류가 버리고 도망친 모든 감정이 저장돼 있어…”

“그렇다면 내가 그 중심에 가야겠군.”

세란은 ‘뼈의 중추 장치’를 연동하고, 공간을 절단하듯 검을 찔러 넣었다.
그 순간, 공간은 휘었고—그는 기억의 입구, 루-네베 기억실로 들어갔다.

모든 것이 조용했다.
시간이 흐르지 않았다.
사방엔 떠다니는 형상들—웃고 있는 아이의 얼굴, 사랑을 고백하던 소녀, 전쟁터에서 울부짖던 병사, 죽음을 맞는 어머니의 손…

그 모든 것이 ‘기억’이었다.

그 중심에, 거대한 수정처럼 붉게 맥동하는 구조체가 있었다.
그 안에서, 한 존재가 그를 향해 돌아섰다.

>“오랜만이다, 세란.”

“……너는 누구지.”

>“나는 최초의 기억 창조자.
그리고… 너의 아버지였던 자가 두려워하며 봉인했던, 감정 그 자체의 의지.”

세란은 숨이 막혔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한 걸음 다가갔다.
그 존재는 온화했으나, 동시에 극한의 슬픔과 분노를 품고 있었다.

>“우린 태곳적부터 존재했다.
너희가 인간으로 퇴화하기 전,
너희가 날개를 접고 언어를 배우기 전,
너희가 걷고, 눕고, 죽음을 선택하기 전—
나는 ‘기억’의 중심에서 너희를 지켜보았지.”

“왜… 왜 이제 와서 깨어난 거지?”

>“하늘의 뼈가 다시 진동했기 때문이다.
그건 단순한 병기가 아니야.
그건, 퇴화된 문명을 다시 진화의 반대편으로 회귀시키는 열쇠야.”

세란의 눈동자가 떨렸다.
지금까지 자신이 쥐고 있었던 ‘검’은, 단지 무기가 아니었다.
그것은 문명의 ‘처형기’이자, 잊혀진 문명의 ‘부활 선언서’였다.

>“너는 이제 선택해야 해, 세란.”
“잊고 살아갈 것인가.
아니면, 기억을 감내하고 모든 문명을 되살릴 것인가.”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리고 세란은 검을 천천히 내렸다.

“기억하겠다.
고통이라도… 받아들이겠다.
그러니, 나와 함께 싸워줘.”

기억 창조자는 미소 지었다.
그의 손끝에서 빛이 흘렀다.
그것은 ‘기억의 검—에루시아’.
43만 년 전, 최초의 생명과 감정이 섞여 만들어졌던 신성무기.

>“좋아, 세란.
그럼 이제 우린…
하늘의 뼈에 깃든 모든 문명과,
모든 죄와 사랑과 슬픔을 짊어지고,
우주와 다시 싸우는 거야.”


한편, 외부에서는 야나와 남은 동료들이 수-바르와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세란이 돌아오는 시간은 미지수였고, 수-바르의 재생 능력은 상상 이상이었다.
그는 이제 단순한 유전자 병기가 아닌, 기억으로 무장한 살아있는 역사였다.

그리고 곧,
세란은 돌아온다.
에루시아의 빛을 들고, 기억의 검을 쥔 자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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