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 Bones(하늘의 뼈)]

제349장

by FortelinaAurea Lee레아

[Sky Bones(하늘의 뼈)]







제349장 — “기억을 품은 자들이 남긴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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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이제 방향을 잃지 않았다.

세란은 하늘의 뼈를 더 이상 무기로 들지 않았다. 그것은 이제 그녀의 등뼈처럼, 삶의 일부로 녹아들어 있었다. 누군가는 말했었다.

-기억이란 길을 가리키는 별무리라고.---

그 별무리의 고요한 인도 속에서, 세란은 낡은 우주선을 타고 아르카디아를 떠났다.

행선지는 없었다. 그러나 목적은 분명했다.

세란은, 지워진 기억들의 궤적을 따라서 찾아가고 있었다.


그 첫 번째 도착지는, 라스 인다르.

옛 기록 속 ‘침묵의 계단’이라 불리던 별이었다.

이곳은 수천 년 전, 기억의 금서를 썼던 사제단의 은신처였지만, 지금은 빛조차 꺼진 고철의 별로 남아 있었다.

하지만 세란이 손에 쥐고 있던 파편, 니할의 마지막 유언이 적힌 그 종이 조각은 미세하게 반응하고 있었다.

기억은, 죽지 않고 이곳 어딘가에 잠들어 있었다.

그녀는 폐허의 중심에 도착했다.

구부러진 철골 구조물들 사이, 금속을 감싼 검은 이끼 위로 낡은 흔적이 남아 있었다. 마치 누군가 오래전, 바닥에 무엇인가를 새기려다 말았던 듯한...

세란은 뼈의 손등을 이끼 위에 눌렀다. 순간, 뼈 속의 기억이 파르르 떨리며 전율을 보냈다.

“여긴… 누군가의 마지막 안식처야.”

그녀는 무릎을 꿇고 흙을 걷어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작은 사기판 하나를 꺼냈다.
그 판엔 지도가 새겨져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공간의 지도가 아니었다.

시간의 지도였다.


기억을 품은 자들이 남긴 지도는 우주의 공간 위에 시간의 층을 쌓아 올린 구조였다.

각 지점은 ‘한 인격의 결정적 기억’에 해당했고, 그 모든 연결은 사라진 문명들의 시선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녀는 손가락을 가져가 지도 위 가장 오래된 부분을 짚었다.
거기엔 이런 문장이 새겨져 있었다.

>>“기억이 사라진 자리에, 우리는 씨앗을 묻는다.”<<


그날 밤, 세란은 불을 피우지 않았다.

대기권이 거의 없는 라스 인다르의 밤은 시퍼렇게 차가웠지만, 그녀는 외롭지 않았다.

지도의 잔광은 손바닥 위에서 미세하게 살아 움직이고 있었고, 그녀의 심장은 그 위에 자신의 리듬을 맞추고 있었다.

무너진 기억의 구조들.
망각을 흡수해 살아남은 존재들.
하늘의 뼈를 믿고 떠났던 또 다른 자들.

그 모든 잊힌 이야기들이 지금, 그녀를 향해 조용히 되돌아오고 있었다.


멀리, 하늘의 망이 흔들리고 있었다.

그리고 다음 항로는 이미 정해진 듯, 뼈의 진동이 방향을 가리키고 있었다.
거긴 아마, ‘유성 속으로 사라진 민족’의 자리,

혹은 '하늘의 눈'이라 불리던 궤도 공동체의 흔적이겠지.

세란은 조종석에 앉았다.

“기억의 지도, 이제 길을 보여줘.”

지구도, 아르카디아도, 니할도 없었다.
하지만 그 모든 건 그녀 안에 있었다.

소리 없이 출발한 우주선이 성운의 궤를 따라 나아갔다.

그렇게 세란은 다시 떠났다.

기억이 사라진 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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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되찾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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