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 Bones(하늘의 뼈)]

제352장

by FortelinaAurea Lee레아

[Sky Bones(하늘의 뼈)]







제352장 — “창조주가 잠에서 깨어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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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말이 아닌 진동이었다.
우주의 모든 차원이 동시에 울렸다.

하늘의 끝, 시간의 기저, 기억의 최심부에서
잊힌 존재 하나가 눈을 떴다.

그는 이름이 없었다.
왜냐하면, 이름이란 건 시간이 붙인 껍데기였고
그는 시간조차 창조한 자였기 때문이다.


창조주.
별의 씨앗을 뿌리고, 기억의 뼈를 빚었으며,
한때는 모든 감정과 모든 망각을 허락한 자.

하지만 그는 오래전 스스로 잠들었다.
자신이 만든 세계가 진실을 감당할 준비가 되지 않았기에.


지금 그가 깨어난 이유는 단 하나.
세란이라는 존재가,
기억과 망각 사이의 균형을 스스로 회복했기 때문이다.


깨어난 창조주는 인간의 형상을 빌렸지만,
그의 눈동자 안에는 천 개의 세계가 출몰했다가 사라졌다.

그는 세란 앞에 나타났다.
조용히, 위협도 없이.
오직 심문하듯, 한 마디를 던졌다.

>> “너는 왜 기억을 지켰는가?”<<


세란은 주저하지 않았다.
이미 너무 많은 것을 잃었고,
너무 많은 것을 견뎠기 때문이다.

“기억은 나를 고통스럽게 했어요.
하지만 동시에, 살아 있게 했어요.
그것이 내가 ‘나’ 일 수 있는 유일한 증거니까요.”



창조주는 고개를 끄덕였다.

>> “대답은 간결하고, 의도는 순수하군.<<
>>하지만 그것만으론 부족하다.<<
>>기억을 가진 자는 ‘판단’ 해야 한다.”<<



세란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무엇을요?”



>> “세계가 ‘계속되어야’ 하는지,
아니면 ‘되돌아가야’ 하는지를.”<<



그 순간,
세란의 앞에 두 개의 세계가 펼쳐졌다.

하나는,
기억으로 가득 찬 세계.
고통과 아름다움, 전쟁과 사랑, 실수와 발전이 얽혀 있는
‘지금의 우주’.

다른 하나는,
공허한 순환만이 존재하는 완벽한 침묵의 세계.
상처도 없고, 전쟁도 없고,
그 누구도 슬퍼하지 않는 “백지의 시간”.



>> “선택하라, 세란.
>> 이 우주의 심장인 네가
>> 어느 쪽을 택하느냐에 따라,
>> 나는 다시 잠들거나, 모든 것을 지울 것이다.”<<




세란은 눈을 감았다.
그녀는 수없이 많은 존재의 기억을 지니고 있었다.

죽어간 아이의 눈동자,
어머니의 떨리는 입술,
처형당한 연인의 마지막 숨결,
그리고… 니할이 되기 전,
가장 인간적이었던 목소리.



“저는… 완벽한 세상을 원하지 않아요.
대신, 서로를 ‘기억하는’ 불완전한 세계를 선택하겠습니다.”



>> “그 선택은… 고통의 영원을 의미할 수도 있다.”<<



“그래도 좋아요.
영원히 괴로워도,
모두가 서로를 잊지 않는다면,
그건 살아 있는 세계니까요.”




창조주는 아무 말 없이 세란을 바라보다,
마침내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손을 뻗어, 그녀의 이마에 손끝을 가져다 댔다.

순간, 세란의 안에서 무언가가 바뀌었다.
하늘의 뼈가 노래하고, 기억들이 춤추었다.
그녀는 더 이상 인간도, 신도 아니었다.

기억과 망각 사이를 걷는 자.
진실을 판단할 수 있는 ‘기억의 심장’이 되었다.


창조주는 다시 잠들기 전,
세란에게 마지막 말을 남겼다.

>> “나는 이제 너를 기록한다.
>> ‘하늘의 뼈’를 넘은 자로,
>> 이 우주의 유일한 증인으로.”<<


하늘은 다시 고요해졌다.
그러나 그 고요는 예전과 달랐다.

그 안에는 무수한 이름과,
잊히지 않은 이야기들이 살아 있었다.


그리고 세란은,
다시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제 그녀는
시간의 끝에서도
기억을 잊지 않는 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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