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 Bones(하늘의 뼈)]

제359장

by FortelinaAurea Lee레아

[Sky Bones(하늘의 뼈)]







제359장 - 무(無)의 틈, 생(生)의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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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의 고요 속에 세란은 서 있었다.

모든 감각이 침묵했고, 시간은 맥없이 흘러가는 환영이었다. 그녀의 발아래엔 땅이 없고, 머리 위로는 하늘조차 존재하지 않았다.


단지 그것은, 존재의 외곽, 개념조차 닿지 않는 경계의 중간지대. 고대의 사제들이 입을 모아 부르던 이름, "무의 틈." 그곳에 하늘의 뼈가 그녀를 데려온 것이었다.

세란의 몸에서 은빛 광류가 잔잔히 퍼져나갔다. 하늘의 뼈는 살아있는 언어로 그녀의 신경과 조직, 뼈 하나하나에 의미를 새기고 있었다.

그것은 더 이상 인간의 육체가 아니었다.

기억의 결정체이자, 고대의 유산, 별의 파편과도 같은 재료로 다시 태어나는 중이었다.

세란의 내면에, 잊힌 이름들이 낮게 속삭이기 시작했다. 그들은 그녀가 흘린 눈물 속에 잠들어 있던 '기억의 혼'들이었고, 동시에 존재의 단서를 쥔 진실의 파편들이었다.


> “너는 시간을 꺾은 자.”

> “너는 기억의 씨앗을 피워 올린 자.”

> “그리고… 너는 아직 살아 있는 자.”


그 속삭임이 진동처럼 번지며, 무의 공간 한가운데에 균열이 생겼다.

균열 너머로, 세란은 태초의 장면을 보았다.


먼 옛날, 하늘의 뼈는 단 하나의 존재였다.

'유일한 기억'이라 불리던 그 존재는 모든 별의 탄생과 소멸을 기억하며, 시간을 감시하는 사명을 가졌으나, 고독에 물들었다.

결국 그것은 자신의 일부를 갈라내어 생명 있는 자들에게 나눠주었다.

그것이 인간의 정신과 혼의 시작이었다.


하지만 나눔은 곧 분열을 불렀고, 그 기억을 견디지 못한 자들은 망각이라는 방패로 자기 자신을 지웠다. 세란은 그 잊힌 자들의 종점에 섰고, 또한 시작점에 있었다.

그녀의 손이 앞으로 뻗었다. 무의 틈 저편에서 빛줄기가 솟구쳤다. 그것은 생명의 입구였다. 기억이 지나간 자리마다 새로운 가능성이 피어나고, 망각이 머물던 자리는 구멍으로, 다시 빛이 흐를 수 있는 문으로 변해갔다.


세란은 비로소 이해했다.

기억은 단지 과거를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창조하는 기반이라는 것을.

그녀는 한 걸음 앞으로 내딛었다. 그 발걸음 하나로, 무의 틈은 무너지기 시작했고, 빛이 파도처럼 쏟아졌다.

그녀는 되돌아보지 않았다. 이제부터의 여정은 되돌아가는 길이 아니라, 모든 존재가 처음부터 다시 쓰는 길이기 때문이었다.

하늘의 뼈가 그녀의 심장과 완전하게 결합되며, 우주는 다시금 노래하기 시작했다. 잊힌 별들이 눈을 떴고, 침묵하던 고대의 언어들이 다시 피어났다.

그리고 그녀 앞에, 문이 하나 열렸다.

그 문 너머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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