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4장
[Sky Bones(하늘의 뼈)]
제364장 — 칠흑의 항성, 지혜의 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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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평범한 별이 아니었다.
카르나아의 밤하늘을 뚫고 내려온 광채는, 일반적인 항성의 연소가 아니었고, 냉정한 계산으로는 측정할 수 없는 ‘기억의 굴절’을 품고 있었다.
세란은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못한 채,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바라보았다. 빛의 정체는, ‘칠흑의 항성’, 전설 속에서조차 완전히 잊혀진 고대 항성생명체였다. 그 자체로 의식을 지닌 채, 우주의 언어를 말하는 존재.
세란의 의식 속에서 하늘의 뼈가 진동했다.
> ‘그는 오고 있다. 하늘의 감시자, 시간이 망각되던 첫 순간을 기억하는 자.’
그 목소리는 고요했지만 무겁고, 따스했지만 날카로웠다.
세란은 자신이 듣고 있는 게 단순한 경고가 아니라, 초대라는 것을 직감했다.
그녀는 천천히 항성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내가 원하는 건 파괴가 아니야… 진실이야.”
그 순간, 칠흑의 항성이 맥동하며 반응했다.
항성의 중심부에서 한 겹의 껍질이 벗겨지더니, 거대한 검은 나무 한 그루가 나타났다.
빛이 아닌 어둠을 흡수하며 자라는 ‘지혜의 뿌리’, 우주의 유산이자 고대 기억의 보관소였다.
그것은 이 세계에 생명을 준 최초의 나무였고, 동시에 하늘의 뼈가 처음 탄생한 장소였다.
나무의 뿌리가 느리게 움직이며 세란의 발밑으로 스며들었다.
그 순간, 그녀의 의식은 뒤틀리고, 고요한 차원의 틈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곳은 ‘시간 이전의 장소’였다.
태초의 기억이 수증기처럼 피어오르고, 죽은 별들의 혼이 속삭이는 밀실.
그 안에 앉아 있는 자가 있었다.
회색의 망토를 두른 노인.
눈동자는 없었고, 몸은 뼈와 별가루로 구성된 듯 연기처럼 흩어졌다.
>“세란… 네가 올 줄 알고 있었다.”
“당신은 누구죠?”
>“나는 마지막 사제의 그림자. 너의 선택이 ‘기억의 전쟁’을 끝내지 못했을 때… 존재의 경계에서 태어난 또 다른 나.”
그는 세란의 또 다른 가능성이었고, 동시에 실패한 미래의 자신이었다.
모든 기억을 받아들였지만, 결국 무게에 짓눌려 사라진 미래의 세란.
>“그대는 모든 것을 기억하고도, 살아남았나?”
>“아니. 나는 기억을 지키려다, 존재를 버렸지.
하지만 넌… 감정과 지혜, 시간과 신념을 함께 끌어안았어. 넌 나와 달라.”
그의 손에서 은빛의 조각이 떨어졌다.
그것은 하늘의 뼈에서 추출된 ‘진실의 결정’, 기억과 망각 사이를 연결하는 핵심이었다.
>“이 결정을 통해 너는… 망각의 신조차 이해할 수 있을 거야. 증오 대신 통찰로 싸워라.”
세란은 눈을 떴다.
그녀의 앞에 아직도 칠흑의 항성이 떠 있었고, 지혜의 뿌리는 여전히 맥동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이제 다르다.
손에는 진실의 결정, 등 뒤로는 기억의 날개, 심장 안에는 사라진 미래의 목소리가 함께하고 있었다.
이제, 최후의 문을 열 시간이었다.
그리고 그 문 너머에서…
니할 또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