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5장
[Sky Bones(하늘의 뼈)]
제365장 — 파열의 문, 무(無)의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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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휘의 별빛이 꺼지자, 고요는 다시 어둠을 품었다. 그러나 그 고요는 침묵이 아니었다.
차가운 무(無)가 스멀스멀 현실을 핥으며 경계를 삼켰고, 하늘의 뼈가 전장 위에서 울기 시작했다. 세란의 눈은 금빛으로 번뜩였고, 몸의 중심에서 흘러나온 파장은 시간의 속살을 찢었다.
그녀는 무릎을 꿇은 채 검은 파편 위에서 조용히 손을 내밀었다. 파열된 공간 너머, 틈 사이로 보이는 것은 존재 이전의 세계, 혹은 존재가 되기를 거부한 세계였다.
그곳에서 무언가가 일어나고 있었다.
"니할이 아니다." 세란은 중얼였다. "이건… 망각조차 품지 못한 무의식이다."
그녀가 손을 뻗자, 하늘의 뼈는 진동하며 그 틈을 메우기 시작했다.
빛이 아니라 개념의 파편들이 흘러나왔고, 언어 이전의 소리들이 그녀의 정신을 물들였다. 무수한 문명과 종족이 망각당할 때, 그 마지막 숨결이 저장된 공간 — 바로 이 무의 경계였다.
이제 그녀는 그 문을 닫거나, 혹은 완전히 열어야 했다.
그 순간, 멀리서 날아든 기척 하나.
켄슈이였다. 그의 온몸은 상처투성이였고, 등에는 공허에 물든 검은 피가 묻어 있었다. 하지만 눈동자만은 또렷하게 빛나고 있었다.
"세란… 멈추지 마. 지금 네가 하는 일은… 우주 그 자체의 ‘기억’을 지키는 일이야."
세란은 고개를 끄덕이며 일어섰다.
그리고 천천히 손끝을 들어, 무의 문을 향해 명령을 내렸다.
"나는 존재하겠다. 나는 기억하겠다. 나는—끝내 ‘망각의 신’조차 기억하리라."
공간이 진동했다.
문이 울었다.
그 너머에서 오래된 것, 너무 오래되어 이름도 잊혀진 존재들이 깨어나기 시작했다.
그들은 신이 되기를 거부한 자들이었고, 기억이 되기를 원했던 자들이었다.
그리고 그들의 중심에서—
첫 번째 뼈, 세란의 진정한 선조, 아르-케오스가 모습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