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0장
[Sky Bones(하늘의 뼈)]
제370장 — 무한의 칼날, 기억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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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란은 차가운 공허 속에서 눈을 떴다. 모든 것이 얼어붙은 듯, 시간마저 숨을 멈춘 채로 그녀를 감쌌다. 이곳은 더 이상 물리적 공간이 아닌, 모든 개념이 무너지고 끝없이 흐르는 공허의 영역이었다. 시간, 기억, 심지어 존재마저 흐릿하게 느껴졌다. 그녀는 여전히 하늘의 뼈를 손에 쥐고 있었고, 그 속에서 온전한 의식의 파동이 그녀를 이끌고 있었다.
"이곳이 어디지?" 세란은 중얼거렸다. 그녀의 목소리가 공허 속에서 울려 퍼졌다.
>"기억이 끝나는 곳?"
그녀는 한걸음 내딛었고, 그 순간 공간이 비틀리며 눈앞에 변화가 일었다. 무수한 파편들이 교차하며 과거와 미래의 경계가 틀어졌다. 세란은 그 속에서 자신이 놓치고 있었던 진실을 마주하기 시작했다. 이곳은 기억이 소멸하기 전, 그 마지막 순간에 도달한 장소였다.
>"세란."
목소리가 어둠 속에서 들려왔다. 세란은 뒤를 돌아보았다. 그곳에서 나타난 것은, 그녀의 모든 고통을 안고 살아온 존재였다. 니할이었다.
"니할…" 세란의 목소리는 떨렸다.
"넌 결국 여기에 왔어?"
니할은 차가운 눈빛으로 세란을 바라보았다.
>"기억의 끝에 다다른 것인가, 아니면, 이 모든 것이 다시 시작되는 것인가?" 그의 목소리는 깊고 낮았다.
>"나는 네가 시작했을 때부터 알고 있었다. 우리는 결국 같은 길을 걸어가게 될 것이다."
세란은 그에게 다가갔다. 그녀의 손끝에서 하늘의 뼈가 빛을 발하며, 마치 존재의 축복처럼 은빛이 세상을 물들였다.
"이 모든 기억이…" 세란은 말을 잇지 못했다. "나는 이제 이곳에서, 끝을 마주하고 있는 건가?"
>"끝?" 니할은 비웃었다.
>"끝이 아니라, 이것이 진정한 시작이다. 이곳에서 기억은 파괴되지 않는다. 다만, 새로운 형태로 태어난다."
세란은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하늘의 뼈를 들었다. 그 순간, 하늘의 뼈가 더욱 강하게 빛났다. 공간 속의 왜곡이 심화되면서, 시간의 결들이 끊어지고 새로이 엮이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 세란은 마음속에서 깊은 결단을 내리며 말했다. "내가 이곳에서 기억을 지키겠어. 내가, 이 우주에서 잃어버린 모든 것을 되찾겠다."
니할은 그녀를 응시하며 고개를 돌렸다.
>"네가 기억을 지키겠다면, 나는 그걸 파괴할 것이다. 그러나 기억 속에서 진정한 자유가 태어날지도 모른다."
그 말과 함께, 무한의 칼날처럼 날카로운 진공의 벽이 두 사람 사이로 가려졌다.
이곳에서 그들의 싸움은 단순히 시간을 되돌리거나 앞당기는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존재의 본질을 새롭게 정립하는 전투였다.
존재가 바뀌고, 기억이 깨어나며, 우주의 경계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세란과 니할의 마지막 전쟁이, 시간과 차원을 넘어서 펼쳐지려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