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 Bones(하늘의 뼈)]

제374장

by FortelinaAurea Lee레아

[Sky Bones(하늘의 뼈)]






제374장: 비가역의 문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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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이 열리고 난 뒤, 되돌아온 자는 없었다.
그것이 ‘비가역(非可逆)의 문턱’이라 불리는 이유였다.
그 문은 단순한 통로가 아닌 ‘내면화된 우주’를 거치는 구조의 필터였다.
들어간 자는 자신의 근원과 대면하고, 자신이 버린 모든 가능성을 기억하며 재조정된다.
그리하여 나올 때는 이전의 자신이 아니었다.



유성화는 한 줄기 흰 빛 속에서 걷고 있었다.
발아래는 감각할 수 없는 투명한 바닥, 위는 별들이 비처럼 흩날리는 공간.
그러나 그 아름다움 속엔 날카로운 검은 기척이 숨어 있었다.

그녀는 누구를 죽였는가?
누구의 목소리를 지웠는가?

검은 사자의 눈이 그녀 앞에서 다시 나타났다.
그러나 이번에는 눈만이 아니라, 그 뒤에 ‘한 여인의 형상’이 서 있었다.
눈은 그녀의 것이었고, 얼굴은 유성화와 꼭 닮았다.
그녀는 '이루지 못한 가능성'이자, '살아남지 못한 자아'였다.

> “내가 너였을 수도 있었다.
내가 살았다면, 너는 살 수 없었겠지.”



유성화는 검을 꺼냈다.
그러나 검은 그녀의 손에서 녹아내렸다.
이곳에서는 무공도, 힘도, 결단도 소용없었다.
오직 '기억'만이 존재를 증명했다.




> “나는 선택했고, 그 대가를 안고 살아왔다.”



> “정말 그렇게 믿어? 네 기억 중 얼마나 진짜지?”



> “……그건 내가 직접 가서 확인할 거야.”



그리고 그 순간, 유성화는 자신의 가슴을 찔렀다.
자신 안의 허위를 파괴함으로써, 진실로 나아가는 문을 여는 것이 이 ‘구조의 통과의례’였다.




소랑은 시간의 흐름이 없는 어둠 속에 있었다.
그곳에는 형체가 없고, 감각도 없고, 단지 웅크린 의식만이 흘러 다녔다.

그러나 오래전 잊힌 어떤 손이 그에게 닿았다.

> “이게… 형?”



그는 믿기 어려운 얼굴을 보았다.
그의 친형, 제영단을 설계하고 처음 ‘이념무공’을 창조했던 선구자.
죽은 줄 알았던 그가, 혹은 잃은 줄 알았던 기억이 이곳에서 살아 있었다.

>“소랑, 너는 아직 무너뜨릴 수 없는 탑을 오르고 있다.
무너뜨리려면 네가 만든 탑부터 허물어야 해.”

“나는… 내 기억이 진짜인 줄 알았어.
그들이 주입한 줄도 모르고, 의심하지도 않았어.”

>“그러니까 이제 네가 직접 다시 써야지. 구조는 선택이니까.”

그리고 소랑의 눈앞에 하늘의 뼈 조각 하나가 떠올랐다.
그것은 글이 아니라, 감각과 윤리와 이미지가 얽힌 구조체였다.
그는 떨리는 손으로 그것을 집어 들었다.

> “나의 진짜 구조는 내가 만든다.”



무성헌은 그 반대로, 형체가 너무 많아지는 세상에 떨어졌다.
모든 선택지, 모든 가능성, 모든 버전의 자신이 동시에 존재하는 카오스.


그는 자신의 지성과 이성과 철학이 부숴지는 걸 느꼈다.
그러나 그는 사유(思惟)를 놓지 않았다.
그는 그 수많은 가능성 속에서 가장 침묵하고 있는 하나를 골랐다.

고통받는 자의 선택을.

그는 고통받는 자신을 껴안았다.
외면했던, 실패했던, 울었던 존재를.
그렇게 하자 수많은 가능성들이 소거되었다.
남은 건 단 하나의 구조.

> “나는 사유의 도구가 아니라, 고통 속에서 사유하는 인간이다.”



묘심은 잃어버린 목소리를 되찾고 있었다.
어린 시절 바람처럼 사라진 어머니, 폐허 속에서 사망한 아버지,
그리고 기억에 없던, 죽어가던 여동생의 목소리.

> “언니… 기억해 줘…”



그녀는 울고 있었다.
천둥처럼 터지는 감정 속에서, 뇌광이 몸을 찢듯 휘감았지만
그녀는 그 전부를 감당하며 외쳤다.

> “나 기억할게! 네 이름도, 네 죽음도, 내 무력함도!”



그 순간, 그녀의 뇌광은 하나의 문양이 되었다.
잊힌 것을 받아들이는 자만이 가질 수 있는 ‘기억의 낙인’.
묘심은 비가역의 문턱을 넘으며 속삭였다.

> “나는 기억의 무기다.”



그리고 구조는 그들을 받아들였다.
하늘의 뼈는 울지 않았다.
이번에는,
그들이 먼저 그것을 안아주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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