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 Bones(하늘의 뼈)]

제384장

by FortelinaAurea Lee레아

[Sky Bones(하늘의 뼈)]







제384장: 경계 없는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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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농장과 하늘의 뼈 사이,
지도에도 구조에도 기록되지 않은 지역에
사람들이 조용히 모이기 시작했다.

그들은 장인이 아니었고, 전사도 아니었으며,
무공을 쓰지 않고, 구조를 분석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그들은 묻고, 듣고,
다만 함께 있었다.

그 장소는 처음에 ‘공터’라 불렸고,
이내 누군가가 그것을
학교라고 불렀다.




그러나 이 학교에는
교과서도, 시험도, 훈련도 없었다.
벽이 없었고, 문의 경계도 없었다.
누가 가르치는지, 누가 배우는지도 정해지지 않았다.

그저 하나의 기준만 있었다.

> “무엇이든 말해도 되고,
말하지 않아도 된다.”



그 기준은
이전 구조에서는 허용되지 않았던 비결정성의 자유였고,
하늘의 뼈가 마지막으로 꿈꾸었던
개방적 공명 공간의 구현이었다.




리안은 그곳에서 종종 글을 쓰고,
더 자주 말없이 앉아 있었다.
그를 찾는 아이들은 많았지만,
그는 한 번도 교사라 불린 적이 없었다.

그는 그저 묻는 이의 질문을 따라
자연스레 반응할 뿐이었다.

어느 날, 한 아이가 물었다.

“리안, 나의 감정이 너무 커서 말이 되지 않아.
어떻게 해야 해?”

리안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종이 한 장을 꺼내 그 아이 손에 쥐여주었다.

그 종이는 흰색도 아니고, 검정도 아니었다.
빛에 따라 감정처럼 색이 바뀌는
**반응지(反應紙)**였다.

아이는 그 종이를 쥔 채 한참을 울었다.
그리고 잠시 뒤, 웃었다.

“아…
나의 감정은 여기에 있었구나.”


그때 리안이 처음으로 말했다.

> “말이 되지 않아도, 존재는 된다.”



그 말은 곧 학교의 첫 번째 원칙이 되었고,
그 원칙은 벽이 없는 채로 공유되는 가르침이 되었다.




묘심은 그 학교의 외곽에 작은 연못을 만들었다.
그녀의 뇌광이 잠들어 있는 그곳은
감정이 흔들릴 때 잠시 머무는 공간이었다.

그 연못에는 물 대신
기억의 파동이 흐르고 있었고,
앉는 이마다 각기 다른 과거를 떠올릴 수 있었다.

그러나 연못은 결코 ‘치유’를 강요하지 않았다.
그저
지나간 것을 떠올릴 수 있는 권리만을 제공했다.

그 또한 배움이었다.
말하지 않아도 되는 학습.
기억을 바꾸지 않아도 되는 성찰.




무성헌은 그 학교에서
자신의 마지막 코덱스를 풀어헤치고
그 일부를 토양에 묻었다.

“이론은 설명을 위한 것이 아니라,
언젠가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세계를 위해 준비된 것이다.”

그 문장은 그의 무덤에 적히지 않았다.
대신 아이들이
토양 위에 심은 나무들의 가지 사이에서
그 진동을 읽었다.

이제 학문은
문장으로 쓰이지 않고,
구조로만 남았다.




소랑은 그 학교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그의 검은 여전히 바위에 꽂혀 있었다.

그곳은 침묵의 교실이 되었고,
아무 말 없이 검을 바라보는 이들은
스스로 질문을 만들고,
자신만의 답을 찾아갔다.

그것은 묵언의 수업,
가르치는 이 없는 내면 무공의 길이었다.




하늘의 뼈는 이제
그 학교의 천장 위에 떠 있었고,
가끔씩 씨앗처럼 파동을 흘려보냈다.

그 파동은 모든 존재에게
하나의 뜻만을 속삭였다.

> “너희가 이해한 것은 이제 너희 것이고,
너희가 이해하지 못한 것마저,
이 학교는 품는다.”






그리하여,
경계 없는 학교는 생겨났다.
말이 없을수록 더 깊이 배우는 곳.
질문이 길수록 더 오래 머무는 곳.
배움이 강요가 아니라,
공존의 리듬이 되는 장소.

그 학교에 다녀간 자들은
세계의 설계자가 되지 않았다.
대신
세계와 함께 걷는 자들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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