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계 속으로 ]

by FortelinaAurea Lee레아

[ 기계 속으로 ]

어제와 같이 오늘도 이곳을 방문했습니다.

사람들의 얼굴을 그리기가 어려워졌습니다.

사람들과의 목소리 내며 대화하기가 어려워졌습니다.

세상 사람들 모두가 벙어리가 되어 갑니다.

길거리의 사람들을 보면 모두 손에 네모난 크고 작은 것을 들고

들여다 보고 손가락으로 톡톡 눌러 댑니다.

마주 보고 있어도 입 밖으로 나오는 대화는 호흡뿐입니다.

점점 기계 속에 들어가지 못해 안달하는 사람들...

나 역시 소통하기 위해 기계 속으로 들어옵니다.

밭 갈고 논 갈고 하던 시대는 그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지도 않습니다.

사람들은 이런 것이 문명의 발전이라고 합니다.

그 속에는 세상 사람들을 한 손에 쥐어 잡고 흔드는

기계를 만들어 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세상을 이렇게 만들어 버린 사람들이 악마 같기도 하고 천사 같기도 합니다.

끝에 가서는 그들만이 웃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단 하나의 세상 밖으로 튕겨져 나오기 위해 나는 글을 씁니다.

나는 기계 속 세상에서 살고 있으면서

옛것을 고집하는 무지한 사람일지도 모릅니다.

어느 날 정전이 되고 모든 기계들이 멈추게 되면

그날이 두렵기도 합니다.

한 시간도 기계 없이 버틸 수 있을지

그다음 날이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 혜성 이봉희 [ 뽕아의 말말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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