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담길 약속 ]

by FortelinaAurea Lee레아

[돌담길 약속]



혜성 이봉희


돌담길은

오렌지 빛의 추억이 생각났어.

집 전화기, 공중전화만 있던 그때에는

만남이 영영 끊어질까 서로 안타까이 애처롭기만 했지.

약속 장소를 표시하고

누군가는 먼저 가서 기다리기도 했었지.


돌담길은

오랜 연인들의 만남과 이별의 장소였어.

어쩔 수 없이 헤어져야 할 때면,

둘이 부둥켜안고 엉엉 울기도 했어.


돌담길은

첫눈 오는 날. 오후 6시. 덕수궁 정문 옆.

무조건, 첫눈이 내리면

덕수궁 돌담길에서 기다리자고,

꼭 다시 만나자고,

손가락 걸며 약속했지.


돌담길은

좋아하면서, 함께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서로 인생길을 걸었네.

첫눈이 오는 날에는 네가 생각나.

생각할까?

난 아직도 돌담길 벽에 기대어

너를 기다리는데.

보고 싶다.

보고 싶다.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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