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난 새를 싫어한다 • 난 새를 좋아한다 ]

by FortelinaAurea Lee레아

[난 새를 싫어한다. 난 새를 좋아한다.]
하얀 작은 새가 새장을 뛰쳐나와 열린 문틈 사이로 거실에 날아들어와 앉았다. 이웃주민이 큰 소쿠리를 들고 새를 잡으려 들어오는 순간 하얀 새는 저만치 날아가 버렸다.
어느 날 나의 작은아기도 그렇게 날아가 버렸다. 세월이 가면 잊힐 줄 알았는데 영원히 가슴속에 빈 새장만이 둥지를 틀고 있다.
난 독수리를 사랑한다.
땅보다 하늘의 가장 높은 곳에서 가장 멀리 비상한다. 고귀한 자태의 웅장함이 나의 심장을 쿵쾅 거리게 한다. 살아남기 위해 바위에 부리를 뾰족하게 갈기를 반평생... 끊임없이 고독과 몸부림치며 세상을 이겨낸다.
...
원앙새 그림을 밴쿠버 벼룩시장에서 구했다.
새라면 징그럽고 무서웠는데, 감각조차 무뎌졌는지 이젠 무덤덤하다.
결혼당시엔 어르신들이 원앙처럼 살라고 하지만 일부는 무늬만 원앙으로 살아가기도 한다.
나도 아직까진 부러워하는 원앙이 아니어서 무던히도 버둥대는지도 모르겠다.
티브이 속에 나오는 모든 드라마가 알콩달콩 예쁜 것은 재미없고, 누구네랑 아웅다웅 싸우는 드라마가 더 인기 있는 것은 내 맘이 그랬기 때문이었으리라.

-뽕아의 말말말 중에서 (2013. 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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