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원과 그 일행은 세제의 정령들과 함께 세탁기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눈 깜짝할 사이에 그들은 넓고 신비로운 우주의 세탁 행성에 도착했다. 이 행성은 그야말로 세제와 물이 넘쳐나는 곳이었다. 거대한 세탁기 산들이 구름처럼 떠다니고, 공중에는 형형색색의 거품들이 둥둥 떠 있었다. 혜원은 이 모든 광경에 말을 잇지 못했다.
"와... 이게 진짜 세제의 세계라고?" 혜원이 중얼거렸다.
세제의 정령 중 리더인 ‘버블’이 다가와 말했다. "맞아요! 여기가 바로 세제의 세계! 하지만 지금은 얼룩의 마왕 때문에 모든 것이 위험에 처해있죠."
그때, 하늘에서 날카로운 웃음소리가 들렸다. "하하하! 감히 내 세계에 들어온 너희를 환영하지!" 모두가 고개를 들어보니, 저 멀리 하늘에 검은 연기처럼 생긴 거대한 존재가 나타났다. 바로 '얼룩의 마왕'이었다. 그 마왕은 온몸에 지저분한 얼룩과 찌든 때로 뒤덮여 있었고, 그의 눈에서는 꺼림칙한 광채가 뿜어져 나왔다.
"저게 얼룩의 마왕인가?" 문수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그렇습니다. 저 얼룩의 마왕이 모든 옷을 더럽히고, 시간을 왜곡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어요!" 버블이 긴장된 목소리로 대답했다.
"우리가 뭘 할 수 있겠어요?" 혜원이 묻자, 버블이 자신만만하게 대답했다. "당신들처럼 창의적인 인간들이 필요해요. 각자 자신의 스타일로 얼룩의 마왕과 싸워야 해요!"
갑자기, 문수는 주머니에서 빨래집게를 꺼내 들었다. "이게 나한테 왜 들어있었나 했더니… 지금을 위해서였군!" 그는 빨래집게를 휘둘러 공중에 던졌다. 그러자 빨래집게는 빛을 발하며 하늘로 날아가, 마왕의 한쪽 팔에 달라붙었다. 마왕이 당황하며 팔을 흔들었지만, 빨래집게는 그를 꽉 조이고 있었다.
혜원도 갑자기 영감을 받아, 세제의 정령들이 준 거품을 공중에 던졌다. 거품들은 순식간에 무지갯빛으로 빛나며 얼룩의 마왕에게 날아갔다. 마왕은 거품에 휩싸이며 신음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게 뭐냐! 내가 무너질 순 없어!"
집시 여자는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나는 예전부터 이걸 준비하고 있었어!" 그녀는 손에 들고 있던 크리스탈을 빛나게 하더니, 크리스탈에서 나오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추기 시작했다. 춤의 리듬에 맞춰 세제의 정령들이 힘을 합쳐 마왕을 더욱 거세게 공격했다. 마왕은 점점 더 몸을 움츠렸고, 검은 얼룩이 흩어지며 사라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순간, 얼룩의 마왕은 마지막 발악을 하며 거대한 검은 소용돌이를 만들어냈다. 빨래방에서 건너온 태오가 소용돌이에 휘말리기 직전, 그가 외쳤다. "이건 안 되겠어! 끝장을 봐야 해!" 태오는 갑자기 자신이 입고 있던 셔츠를 벗어던졌고, 그 셔츠는 마치 방패처럼 얼룩의 마왕을 향해 날아갔다. 셔츠는 마왕의 중심에 닿더니, 폭발하듯 빛을 발하며 얼룩의 마왕을 완전히 소멸시켰다.
모든 것이 잠잠해졌다. 세제의 세계는 다시 맑고 깨끗한 빛을 되찾았고, 세제의 정령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우리가 해냈어!" 혜원이 외쳤다.
세제의 정령들이 다가와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여러분 덕분에 우리의 세계를 지킬 수 있었어요. 얼룩의 마왕은 이제 영원히 사라졌습니다."
모두가 뿌듯해하며 세제의 세계를 뒤로하고 다시 빨래방으로 돌아왔다. 세탁기는 여전히 돌아가고 있었고, 모든 것이 원래대로였다.
혜원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내가 이제 무슨 이야기를 쓰게 될지는 알겠네."
문수는 장난스럽게 말했다. "다음번에 빨래할 땐, 집게 잊지 마."
태오는 조용히 셔츠를 다시 입으며 미소를 지었다. "누가 알겠어, 다시 세제의 세계로 갈 날이 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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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원과 일행이 빨래방으로 돌아오자, 갑자기 세탁기에서 거품이 넘쳐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평범한 거품이 아니었죠. 거품 속에서 작은 비눗방울 인형들이 춤을 추며 나왔습니다.
"어머나, 이번엔 또 뭐야?" 혜원이 놀란 눈으로 외쳤습니다.
문수가 웃으며 말했습니다. "세제 세계의 환영 파티인가 봐요. 우리가 영웅이 되어 돌아왔으니까!"
비눗방울 인형들은 빨래방 곳곳을 날아다니며 즐거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빨래는 즐거워우워어 세탁은 신나지 이잉
얼룩 물리치고, 우리는 영웅들이지 위아이의읭
잘도 돌아간다
뽕! 두그득 탁 철썩, 철썩 탁 두그득 삐융삐융
세제와 함께라면, 모든 게 깨끗해~"
태오는 어이없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말했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노래 연습을 해올 걸 그랬네요."
그때 집시 여자가 갑자기 일어나 춤을 추기 시작했습니다. "자, 모두 함께 춤춰요! 이건 우주적 세탁 댄스예요!"
혜원은 당황한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저는 춤을 잘 못 춰서..."
하지만 그 순간, 세탁기에서 튀어나온 거품이 혜원의 발을 감쌌고, 갑자기 그녀의 다리가 저절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어머나! 내 다리가 마음대로 움직여요!" 혜원이 소리쳤습니다.
문수도 거품에 휩싸이자 갑자기 춤을 추기 시작했습니다. "이거 정말 신기한데요? 마치 세탁기 안에서 빨래가 돌아가는 것 같아요!"
태오는 한숨을 쉬며 말했습니다. "다음에 빨래할 때는 꼭 장갑을 끼고 해야겠어요. 누가 알아요, 세탁기가 우리를 빨아버릴지도."
"자, 이제 다들 한숨 돌렸으니 우리의 '세탁 영웅들'을 위한 축하 파티를 열어요."
문수가 웃으며 말했습니다. "그래요, 근데 우리 파티 음식은 세제 맛 캔디로 할까요? 아님 거품 케이크?"
태오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습니다. "제발요, 전 방금 전에 얼룩 마왕을 상대로 한 판 벌였는데, 이제 배 속까지 세탁하고 싶진 않아요."
그때 집시 여자가 갑자기 눈을 반짝이며 말했습니다. "아! 제가 아는 곳이 있어요. '우주 세탁소 카페'라고, 거기서 파는 '블랙홀 커피'가 기가 막혀요. 한 모금 마시면 온몸이 깨끗해지는 느낌이 든다니까요!"
은하는 호기심 어린 눈으로 물었습니다. "그런데 그 카페가 어디 있는데요?"
집시 여자는 신비로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습니다. "그건 비밀이에요. 하지만 제가 안내할 수 있어요. 다들 따라오세요!"
모두가 집시 여자를 따라 빨래방을 나섰습니다. 그런데 문을 열자마자 그들 앞에 나타난 것은 평범한 거리가 아닌, 형형색색의 거품으로 가득 찬 환상적인 공간이었습니다.
혜원이 놀라서 말했습니다. "어, 이게 무슨 일이죠? 우리가 아직도 세제 세계에 있는 건가요?"
집시 여자가 키득거리며 말했습니다. "아니에요, 이건 그저 제가 만든 작은 마법일 뿐이에요. 자, 이제 진짜 재미있는 곳으로 갈 준비되셨나요?"
그녀가 손뼉을 치자, 거품들이 흩어지면서 그들 앞에 아주 특별한 카페가 나타났습니다. 간판에는 '우주 세탁소 카페'라고 쓰여 있었고, 창문으로는 우주의 별들이 반짝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