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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로의 시대 ]

Z - 1 픽션, 단편소설의 스토리를 잡다.

by FortelinaAurea Lee레아

혜원은 꿈속에서 깨고 나서도 여운이 가시지 않았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제로의 모습과 그가 했던 말들이 계속해서 그녀를 사로잡았다. 인간과 기계, 자연이 공존하는 새로운 세계는 마치 현실처럼 생생했고, 그것이 단순한 꿈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점점 강해졌다.

며칠이 지나도 그 꿈에 대한 생각이 잊히지 않았던 혜원은 그 세계를 더 깊이 탐구해 보고 싶었다. 그녀는 자신이 읽고 연구해 온 포스트 휴머니즘 이론과 꿈속에서 경험한 이미지들이 일치한다는 것을 깨닫고, 그 속에서 발견한 단서를 바탕으로 더 깊은 소설을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제로의 시대"**는 단순한 상상이 아니라, 가까운 미래에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에 대한 경고이자 희망의 메시지가 되어야 한다는 결심을 한 것이다.


그러던 중, 혜원은 한 연구소에서 포스트 휴머니즘에 대한 학술 세미나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그녀는 그곳에 참여해 더 많은 정보를 얻고, 전문가들과의 대화를 통해 자신의 소설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고자 했다. 세미나의 주제는 '인공지능과 인간의 경계는 어디까지 허물어질 수 있는가?'였다.


혜원은 세미나에 참여한 첫날, 강연자로 나온 유명한 로봇공학자인 박 교수를 만나게 되었다. 그는 인간의 신경망과 기계를 연결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었다. 박 교수는 혜원에게 자신의 연구에 대해 설명하면서 말했다.


“혜원 작가님, 당신의 소설 속 제로라는 캐릭터가 우리 연구와 아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요. 인간과 기계가 공존하는 세계는 이미 시작되고 있습니다. 단지 아직 많은 사람들은 그 변화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죠.”


혜원은 박 교수의 말을 듣고 깊은 흥미를 느꼈다. “그렇다면, 인간은 더 이상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진정한 새로운 존재로 변해가는 건가요?” 그녀가 물었다.


박 교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요.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우리는 스스로를 초월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게 되었어요. 이제 인간의 정체성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변화하고 확장되는 개념이 될 겁니다.”


세미나가 끝난 후 박 교수는 혜원에게 자신의 연구소를 직접 보여주겠다고 제안했다. 혜원은 망설임 없이 그 제안을 수락했다. 연구소에 도착한 그녀는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발전된 기술을 목격하게 되었다. 인간의 뇌파를 이용해 기계를 조작하는 기술, 기계와 유기체가 결합된 하이브리드 생명체, 그리고 스스로 학습하는 인공지능들이 눈앞에 펼쳐졌다.


혜원은 그곳에서 마주한 장면들을 보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꿈속에서 보았던 제로의 모습이 점점 더 현실로 다가오고 있었다. 그녀는 제로와의 대화를 떠올리며 말했다.


“인간은 더 이상 그 자체로 완전한 존재가 아니라, 기계와 자연의 힘을 빌려야만 스스로를 완성할 수 있는 존재로 변해가고 있구나.”


박 교수는 혜원의 말을 듣고 미소 지으며 말했다. “그렇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중요한 건, 우리가 스스로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죠. 인간의 본질은 변하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가 인간성을 잃지 않고 새로운 존재로서 진화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혜원은 그날 이후로 더욱 깊이 있는 소설을 쓰기로 결심했다. 그녀의 목표는 단순한 공상과학 소설이 아닌, 인간과 비인간이 공존하는 새로운 사회에 대한 성찰을 담은 작품이었다. **"제로의 시대"**는 이제 더 이상 가상의 이야기가 아닌, 다가올 현실에 대한 통찰을 제시하는 작품으로 성장해 갔다.


혜원은 이 소설을 통해, 인간 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다른 존재들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갈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자 했다. 그리고 그 답을 찾기 위한 여정은 이제 시작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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