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는 자신의 기계 팔을 천천히 움직이며 그 강력함과 섬세함을 동시에 느꼈다. 기계 부품이 자신의 일부가 되었음에도, 그는 여전히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한 감각을 잃지 않았다. 그가 꿈속에서 깨어난 것 같은 기분은 사라지지 않았지만,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었다.
"정말... 내가 이렇게 될 줄은 몰랐어." 환자는 다시 한번 중얼거렸다. "이건 꿈도 아니고, 현실도 아닌 것 같아."
박사는 그의 말을 들으며 다정한 표정으로 말했다. "지금 네가 느끼는 그 경이로움은 자연스러운 거야. 우리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존재고, 그 변화를 받아들이는 과정이 중요하지."
젊은 의사도 고개를 끄덕이며 덧붙였다. "박사님의 말씀이 맞아요. 당신은 이제 새로운 경지에 도달했어요. 인간이 가지던 약점들을 넘어선, 더 강하고, 더 유연한 존재가 된 거죠."
환자는 그 말을 곱씹으며 자신의 몸을 살펴보았다. 그의 심장은 여전히 뛰고 있었고, 폐는 공기를 들이마셨다. 하지만 그의 팔과 다리, 그리고 여러 내부 장기들은 기계의 일부가 되어 있었다. 그가 느끼는 감각은 더 선명했고, 그의 정신은 더 빠르게 돌아갔다. 그는 자신이 전보다 더 강력한 존재가 되었음을 실감했다.
"내가 이렇게 변화한 후에도 여전히 내 정신과 기억이 남아 있다는 게 참 다행이야." 그는 말했다. "하지만, 앞으로의 삶이 어떻게 될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네."
박사는 환자를 향해 진지하게 말했다. "네가 어떤 길을 선택하든, 그건 네 자유야.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건, 네 존재 자체가 새로운 세상의 가능성을 열었다는 거지. 너의 선택이 앞으로 인류와 기계의 경계를 넘어 새로운 길을 만들 거야."
환자는 깊은숨을 들이마시며 자신이 이제 걸어가야 할 길을 생각했다. 그는 더 이상 과거의 자신에게 얽매이지 않았다. 그의 앞에는 무한한 가능성이 열려 있었다. 인간으로서도, 기계로서도 아닌 새로운 존재로서의 삶이 이제 막 시작된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