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가 윤재는 자신의 몸 상태를 의식하며 천천히 박사들에게 물었다. "뇌의 생각과 몸의 움직임이 서로 다르게 된다면, 그때는 어떻게 하죠?"
박사들은 한순간 침묵에 빠졌다. 그들은 이미 윤재가 새로운 동면 연구에 참여하기로 한 사실을 알고 있었고, 그의 결정은 자신의 미래뿐만 아니라 인류 전체의 미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 하지만 그의 질문은 그들이 미처 깊이 고민해보지 못한 문제를 건드렸다.
"아직 그 부분에 대해선 우리가 충분히 탐구하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한 박사가 솔직하게 답했다. "지금까지는 인간과 기계의 결합이 생존과 존재 유지에 초점을 맞춰져 있었죠. 하지만 뇌의 생각이 기계적 신체와 일치하지 않는다면, 그건 우리가 해결해야 할 새로운 도전일 겁니다."
윤재는 고개를 끄덕이며 생각에 잠겼다. "이건 단순히 생명을 연장하는 문제가 아니군요. 결국은 인간성이 유지되는가, 그리고 그 인간성이 기계에 의존하는 삶에서 어떻게 발현되는가에 대한 문제겠죠."
주치의 박사가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 "다행히도, 뇌에 삽입되는 생각 회로 칩은 뇌를 보호하고, 신체와의 연결을 유지하는 역할을 할 겁니다. 이론적으로는 그 칩이 당신의 정신과 신체 사이의 균형을 잡아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그 부분은 결국 시간이 지나 봐야 알 수 있을 겁니다."
윤재는 자신의 한쪽 다리에 생긴 피부암을 무시한 채 초저온 냉동 캡슐에 들어가기로 결심한 상황이었다. 그는 현재의 질병이 해결되지 않더라도 미래의 더 나은 의학과 기계 문명이 그를 구원해 줄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그러나 그가 가장 궁금했던 것은, 과연 인간의 의식이 기계와 결합된 상태에서 얼마나 지속 가능할지에 대한 것이었다.
"내가 동면에 들어갔다가 깨면, " 윤재는 박사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때의 나는 지금의 나와 동일한 존재일까요? 아니면 다른 무언가가 될까요?"
박사들은 그 질문에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윤재는 그들의 망설임을 이해하면서도, 그에 대한 답을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 그는 자신이 만든 프로젝트에 참여함으로써, 인간의 존재가 유한한 지, 아니면 무한한지에 대한 답을 찾고자 했다.
"결국, " 윤재는 스스로 다짐하듯이 중얼거렸다. "나는 미래를 보기 위해 이 길을 선택한 거야. 그게 어떻게 변할지 몰라도, 이 여정을 시작하지 않으면 결코 알 수 없을 테니까."
그는 마지막으로 박사들에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준비가 되면, 저를 깨워주세요. 그때의 세계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