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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타지 여행으로 가는 출석 ]

제21장-공명하는 운명

by FortelinaAurea Lee레아


2025년 1월 06일 월요일


제21장: 공명하는 운명

루멘스호는 새로운 우주를 항해하며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신비로운 풍경들 사이로 나아갔다. 이 우주는 그들이 떠나온 우주와는 완전히 달랐다. 행성들은 공중에 떠오른 수정 구체처럼 반짝이고 있었고, 항성들 사이에는 빛으로 이루어진 다리가 서로를 연결하고 있었다.

"이곳은 완벽해 보인다." 리안이 창밖을 보며 감탄했다. "전쟁도, 파괴도, 대립도 없는 곳 같아."

하지만 루미라는 침묵을 깨며 말했다. "완벽해 보이는 것에도 이면이 있지. 우린 이곳이 왜 이렇게 조화롭게 보이는지 알아내야 해."

씨앗은 여전히 카이라의 손에서 희미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리고 점점 더 강렬한 에너지를 방출하며 그들을 어디론가 인도했다.


"씨앗이 우리를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아르카가 데이터를 분석하며 말했다. "에너지 신호가 점점 더 강해지고 있어. 마치 이 우주의 심장부로 향하고 있는 것 같아."

"심장부?" 카이라가 물었다.

"맞아." 아르카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 우주는 우리가 알던 물리 법칙을 초월하고 있어. 중심에는 분명히 모든 것을 통제하고 있는 무언가가 있을 거야."

그 순간, 루멘스호의 모든 시스템이 갑자기 정지했다. 우주선 내부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뭐야? 왜 갑자기 모든 게 멈춘 거야?" 리안이 놀라며 물었다.

루미라가 침착하게 대답했다. "기다려. 무언가가 우리를 지켜보고 있는 것 같아."

그때, 선체 내부에 거대한 빛의 형상이 나타났다. 그것은 사람의 형태를 하고 있었지만, 얼굴은 없고 온몸이 빛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너희는 새로운 우주의 창조자들." 빛의 형상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이곳은 너희가 씨앗을 통해 도달한 세계다. 하지만 이곳은 너희가 책임져야 할 장소이기도 하다."


"책임이라니?" 카이라가 앞으로 나서며 물었다. "우린 단지 새로운 우주의 가능성을 찾으러 온 것뿐이야."

빛의 형상은 그녀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가능성에는 항상 대가가 따른다. 이 우주는 조화롭게 보이지만, 그것은 억압과 희생의 결과물이다. 너희는 이 세계의 운명을 선택할 권리를 가진다. 조화를 유지할 것인가, 아니면 자유를 되찾을 것인가?"

"무슨 뜻이야? 억압과 희생이라니?" 리안이 다급히 물었다.

"이 우주는 완벽함을 위해 개체의 자유를 포기했다. 이곳의 생명체들은 하나의 거대한 의식으로 연결되어 있다. 그들은 개인으로 존재하지 않고, 전체를 위해 희생한다."

루미라가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 "모두가 하나의 의식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그럼 이곳에선 개개인의 생각이나 감정이 없는 거야?"

"그렇다." 빛의 형상이 대답했다. "하지만 그 결과 이 우주는 전쟁과 대립을 피할 수 있었다. 이제 너희에게 선택권을 주겠다. 이 우주의 조화를 유지할 것인가, 아니면 자유를 되돌릴 것인가?"


카이라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그녀는 이 우주의 조화로운 아름다움에 감탄했지만, 자유를 잃은 대가로 얻어진 것임을 깨닫자 마음이 무거워졌다.

"조화와 평화는 중요하지만, 자유 없는 삶은 진정한 삶이 아니야." 카이라는 단호히 말했다.

"하지만 우린 이 우주의 시스템을 바꿀 권리가 없어." 리안이 반대했다. "이건 우리가 만든 우주가 아니잖아. 우린 그저 탐험하러 온 거라고."

"탐험자로서 이곳의 진실을 알았으니, 아무것도 하지 않고 떠나는 건 무책임한 일이야." 루미라가 덧붙였다.

"씨앗은 우리가 선택하도록 만들었어." 아르카가 조용히 말했다. "우리가 선택하지 않으면 이 우주는 결국 균형을 잃고 무너질 거야."

카이라는 씨앗을 들고 빛의 형상을 바라보았다. "자유와 조화는 양립할 수 없을까? 완전한 자유와 완전한 조화를 동시에 이룰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빛의 형상은 잠시 침묵하다가 말했다. "그 선택을 실현할 방법은 너희에게 달려 있다. 하지만 그 길은 쉽지 않을 것이다."


카이라는 씨앗을 하늘로 들어 올렸다. "그렇다면 우린 새로운 길을 만들겠어. 조화와 자유를 함께 이룰 수 있는 세상을."

씨앗은 그녀의 손에서 폭발적인 빛을 발하며 우주 전체를 물들였다. 각 행성에 연결된 빛의 다리가 부서지고, 생명체들은 점점 각자의 모습을 되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동시에 우주의 균형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곳곳에서 폭발이 일어나고, 빛의 에너지가 사방으로 흩어졌다.

"우린 이걸 통제할 수 없어!" 리안이 비명을 질렀다.

"포기하지 마!" 카이라는 단호히 말했다. "우린 이 우주를 새롭게 창조할 수 있어!"

루멘스호는 빛의 폭풍 속에서 중심을 잃었지만, 씨앗은 점점 더 강력한 에너지를 발산하며 우주의 새로운 틀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모든 것이 멈췄다.


선원들이 눈을 떴을 때, 그들 앞에는 완전히 새로운 우주가 펼쳐져 있었다. 이곳은 더 이상 하나로 연결된 의식이 아니었다. 각 생명체는 개별적인 자유를 가지면서도 서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우린 해냈어." 카이라는 조용히 씨앗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하지만 이건 시작일 뿐이야." 루미라가 덧붙였다. "새로운 세계는 우리가 어떻게 유지하느냐에 달려 있어."

루멘스호는 새로운 우주를 향해 다시 항해를 시작했다. 선원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새로운 희망과 결의를 다졌다.

그들 앞에는 무한한 가능성과 도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우주와 생명의 진정한 의미를 찾아가는 여정은 이제 막 시작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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