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장-별빛 아래의 재회
제17장: 별빛 아래의 재회
유진의 새로운 멜로디는 온 세상을 감싸며 사람들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잠들어 있던 기억을 일깨웠다. 윤아의 희생으로 잊혔던 시간의 파편들은 조각조각 맞춰지기 시작했고, 그와 함께 세상은 새로운 균형을 찾아갔다.
그러나 유진은 여전히 어딘가 허전했다. 윤아의 이름은 기억나지만, 그녀의 얼굴과 목소리는 흐릿하게 떠오를 뿐이었다. 멜로디 속에 그녀가 살아 있음을 느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
그는 다시 떠날 준비를 했다. 이번에는 윤아가 남긴 흔적을 찾아, 그녀가 진정으로 남기고자 했던 메시지를 이해하려 했다.
어느 날, 하프를 연주하던 유진에게 소하가 급히 달려왔다.
“유진, 너를 찾는 신전에서의 초대가 왔어. 이건 보통 일이 아니야.”
소하는 작은 두루마리를 건넸다. 그것은 오래된 고대 문자로 적혀 있었지만, 유진은 그 뜻을 곧바로 이해했다.
“빛이 너를 인도할 것이다. 잃어버린 별이 다시 네 앞에 나타날 것이다.”
유진은 두루마리를 손에 쥐고 말했다.
“이건 그녀와 관련된 거야. 윤아가 남긴 마지막 흔적이 나를 기다리고 있어.”
소하는 그의 곁에서 미소 지으며 말했다.
“그럼 함께 가자. 이제 나는 너와 함께할 운명이니까.”
두 사람은 초대가 가리키는 곳으로 향했다. 그곳은 거대한 나무와 은은히 빛나는 별들로 가득한 숲이었다. 나무들의 사이사이로 흐르는 은하수 같은 강은 신비한 힘으로 빛나고 있었다.
숲의 중심에 도착하자, 윤아의 목소리가 바람 속에서 들려왔다.
“유진, 네가 여기까지 올 줄 알았어.”
유진은 목소리를 따라가며 외쳤다.
“윤아, 네가 어디 있는지 알려줘. 네가 남긴 메시지를 이해하고 싶어.”
그러자 앞쪽에 환한 빛이 모여 하나의 형체를 이루기 시작했다. 그것은 윤아의 모습이었다.
윤아는 빛 속에서 걸어 나와 유진과 소하 앞에 섰다. 그녀의 눈동자는 별빛처럼 반짝였고, 미소는 따뜻했다.
“유진, 네가 나를 기억해 줘서 고마워. 네 멜로디 덕분에 나는 다시 세상과 연결될 수 있었어.”
유진은 그녀를 바라보며 눈물을 참았다.
“하지만 널 완전히 되찾을 수는 없는 거야? 네가 이렇게 사라진 채로 남아야만 하는 거야?”
윤아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내가 완전히 돌아갈 수는 없어. 하지만 나는 별빛 속에서, 너의 노래 속에서 계속 살아 있을 거야. 네가 멈추지 않고 세상을 위해 연주한다면, 내가 함께하는 거야.”
소하는 조용히 물었다.
“그럼, 너의 마지막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해?”
윤아는 손을 뻗어 별빛으로 이루어진 열쇠를 건넸다.
“이 열쇠는 시간의 문을 다시 닫을 힘을 가지고 있어. 세상이 다시 혼란에 빠지지 않도록, 이 열쇠를 시간의 신전에 가져가 봉인해야 해.”
유진은 열쇠를 받아 들며 말했다.
“그럼 너와 함께할 마지막 길이 이 열쇠를 지키는 거겠지.”
세 사람은 함께 시간의 신전을 향해 떠났다. 그 여정은 쉽지 않았지만, 유진의 멜로디와 윤아의 빛이 길을 비춰 주었다.
신전에 도착한 그들은 열쇠를 제단 위에 올려놓았다. 그러자 강렬한 빛이 퍼지며 신전 전체를 휘감았다. 윤아는 유진에게 마지막 말을 남겼다.
“이제 네가 만든 멜로디는 나와 세상을 연결하는 다리가 될 거야. 유진, 네가 내 이름을 부르지 않아도, 나는 언제나 네 곁에 있을 거야.”
빛이 사라지고 윤아의 모습도 함께 사라졌다. 그러나 그녀의 목소리는 유진의 가슴속에 깊이 남았다.
유진은 다시 하프를 들고 연주를 시작했다. 그가 만든 새로운 멜로디는 윤아의 빛과 소하의 따뜻함을 담아 세상으로 퍼져 나갔다.
별빛 아래에서, 세상은 다시 균형을 되찾았고, 사람들은 잃어버린 시간 속에서 새로운 희망을 발견했다.
그리고 유진은 속삭였다.
“윤아, 넌 언제나 나의 노래 속에서 살아 있을 거야. 세상이 평화로워질 때까지, 나는 연주를 멈추지 않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