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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레타]

3장: 신들의 연합 (11편)

by FortelinaAurea Lee레아

3장: 신들의 연합 (11편)


밤이 깊어가면서 지상의 대지는 고요에 잠겼다. 그러나 그 고요는 단순한 침묵이 아니었다. 그것은 마치 폭풍 전야와 같은 긴장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페레타는 들판에 홀로 서서 별빛이 수놓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카세포라의 별들은 여전히 희미하게 빛나며 사람들에게 방향을 제시했지만, 그 빛은 점점 약해지고 있었다.


“카세포라, 너의 별이 흔들리고 있어.” 그녀는 속삭이듯 말했다.


“내가 인간들에게 줄 수 있는 건 단서뿐이야,” 카세포라의 목소리가 바람을 타고 들려왔다. “그들이 내 별을 더 이상 보지 않는다면, 그것은 나의 잘못이 아니지.”


페레타는 대답 대신 잠시 눈을 감았다. 그녀는 자신의 안에 잠재된 힘을 끌어올렸다. 그녀의 본질은 계절의 여신이었지만, 동시에 생명과 죽음을 잇는 다리 역할을 하는 존재였다. 그 힘은 그녀가 지하세계와 지상의 경계를 넘나들 수 있게 했고, 또한 다른 신들과 인간들 사이를 이어 줄 수 있는 유일한 능력이었다.


들판 저 멀리, 마가레타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의 등장과 함께 차가운 바람이 불어와 들판의 나뭇잎을 흔들었다. “페레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인간들이 올바른 선택을 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직접 개입해야 할 수도 있다.”


“아니,” 페레타는 단호히 말했다. “우리의 역할은 개입이 아니라 가능성을 제공하는 것이다. 선택은 항상 그들의 몫이어야 해.”


“하지만 그들이 잘못된 선택을 한다면?” 마가레타는 반문했다.


페레타는 잠시 침묵했다가 말했다. “잘못된 선택도 하나의 과정이야. 그들은 반드시 배워야 해. 고통 속에서도 성장하는 것이 인간들의 본질이니까.”


그 순간, 봉휘의 불길이 멀리서 솟아오르는 것이 보였다. 그것은 단순한 불꽃이 아니었다. 봉휘는 자신의 힘을 통해 인간들에게 또 하나의 시험을 던지고 있었다. 그의 불길은 들판 주변의 폐허 속에서 새로운 형태의 생명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봉휘는 여전히 과감하군,” 마가레타가 중얼거렸다.


“그의 방법은 강렬하지만, 그 속에는 진심이 있어,” 페레타는 대답 했다. “우리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인간들에게 기회를 줄 뿐이야. 그것이 우리의 연합의 의미지.”


밤이 지나 새벽이 찾아왔다. 페레타는 들판 한가운데 서서 점점 밝아오는 동쪽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발아래에서 새로운 싹들이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그것은 그녀가 인간들에게 던진 마지막 메시지였다.


“희망은 항상 존재한다,” 그녀는 속삭였다. “하지만 그것을 키울지는 너희에게 달렸다.”


그날 아침, 인간들은 새로운 세상을 맞이했다. 어떤 이들은 여전히 의심과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었지만, 다른 이들은 페레타가 남긴 싹을 보고 작은 희망을 품었다. 그것은 완전한 변화의 시작은 아니었지만, 신들과 인간이 함께 만들어갈 미래로 가는 첫걸음이었다.


페레타는 다시 지하세계로 돌아갈 준비를 하며 미소 지었다. 그녀는 자신의 사명이 끝나지 않았음을 알고 있었다. 계절은 계속 반복될 것이고, 그녀는 그 속에서 새로운 희망을 피워낼 것이다.


“길은 아직 멀지만,” 그녀는 스스로에게 말했다. “우리는 결국 도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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