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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레타 ]

5장: 결말의 시작 (10편)

by FortelinaAurea Lee레아

5장: 결말의 시작 (10편)



신들의 빛줄기가 사라진 뒤, 인간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침묵에 잠겼다. 누군가는 그 빛을 기적이라 불렀고, 누군가는 자연현상이라 치부했다. 하지만 그날 이후, 세상은 분명 달라지기 시작했다.


숲이 다시 살아나고, 별들이 더 밝게 빛났으며, 인간들이 사용하는 불과 얼음의 힘은 더 조화롭게 변해갔다. 신들의 흔적은 점점 지워져 갔지만, 그들이 남긴 가르침은 여전히 인간들의 삶을 이끌었다.


페레타는 이제 지하세계와 지상을 잇는 다리 위에서 마지막으로 내려다보았다. 그녀는 하데스와 나란히 서 있었다.


"우리는 그들에게 기회를 줬어, " 하데스가 말했다. 그의 목소리엔 오랜 시간 동안 느껴지지 않았던 평온이 묻어 있었다.


"기회는 언제나 필요한 법이에요, " 페레타가 대답했다. 그녀는 이제 자신이 맡은 역할을 완벽히 이해하고 있었다. 그녀는 겨울과 봄, 어둠과 빛의 경계에서 서 있는 존재였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우리의 일을 마쳤다고 봐야겠지, " 하데스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페레타는 고요히 미소 지었다. "아니요, 이제 진짜 시작이에요."


지상으로 돌아간 인간들은 신들의 부재 속에서 스스로 답을 찾아가야 했다. 모든 것이 신들에게 의존하지 않고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깨달은 사람들이 늘어갔다. 그들은 자연과 기술, 삶과 죽음이 모두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깨달음을 바탕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기 시작했다.


이든은 숲을 지키는 수호자로 남아 숨어 있었고, 카세포라는 별들 사이로 사라졌다. 봉휘는 인간들의 불길 속에서 조용히 지켜보았고, 마가레타는 차가운 바람으로 새로운 생명을 돕는 존재가 되었다.


페레타는 다시 지하세계로 돌아가면서도, 그녀가 심은 희망의 씨앗이 지상에서 자라날 것을 믿었다. 그녀는 더 이상 절망과 어둠의 여신이 아니었다. 그녀는 변화의 상징, 그리고 새로운 시작의 여신이 되었다.


지상의 봄이 다시 찾아왔다. 하지만 이번엔 그 봄이 단지 계절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 모든 생명들이 함께 만든 새로운 시대의 시작이었다.


“이제 너희의 선택으로 세상이 어떻게 달라질지는, 오롯이 너희의 몫이다. 우리는 그저 지켜볼 뿐.”


그 말과 함께, 페레타는 지하세계로 사라졌다. 그러나 그녀의 존재는 여전히 인간들의 마음속에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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