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장: 결말의 시작 (11편)
5장: 결말의 시작 (11편)
페레타가 지하세계로 돌아온 후에도, 그녀의 존재는 인간들 사이에서 신화처럼 전해졌다. 신들의 흔적은 점차 희미해졌지만, 그날의 경험은 인간들의 삶에 뚜렷한 변화를 남겼다.
지하세계의 왕좌에 앉은 페레타는 지상에서 일어난 변화를 지켜보며 고요히 미소 지었다. 하데스가 그녀의 곁으로 다가왔다. "그들이 과연 이 교훈을 오래도록 기억할까?" 그는 낮고 깊은 목소리로 물었다.
"기억할 거예요, " 페레타가 단호하게 대답했다. "하지만 그것은 시간이 지나 봄이 다시 찾아올 때, 자연이 그들을 끊임없이 가르쳐줄 때만 가능하겠죠. 변화를 이해하는 데는 시간이 걸리니까요."
하데스는 그녀를 지그시 바라보며 말했다. "나는 여전히 그들을 믿지 않는다. 인간은 쉽게 유혹에 넘어가고, 잊는 존재니까."
페레타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지만, 흔들리지 않는 눈빛으로 답했다. "맞아요. 그렇기에 우리는 계속 그들의 곁에 있어야 해요.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지상의 인간들은 신들의 가르침을 통해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었다. 도시 한가운데에서는 새로운 연합체가 생겨났다. 그들은 자연과 기술의 조화를 추구하며,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계획을 세웠다.
어느 날, 숲 깊은 곳에서 한 무리의 사람들이 나무를 심고 있었다. 그들은 이든이 남긴 사소한 흔적을 발견하고, 이 신비로운 힘이 자연에서 왔음을 이해했다. 카세포라의 별들은 다시 밝아졌고, 인간들은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별자리의 이야기를 전승했다.
한편, 페레타는 자신의 힘을 다시 한번 시험하기로 결심했다. 그녀는 지상의 인간들에게 또 다른 봄의 징조를 보냈다. 죽음의 차가운 대지 위에서 새싹이 솟아나는 작은 기적이었다.
그 작은 기적은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희망을 불러일으켰다. 그들은 그것이 단지 자연의 이치일 뿐이라 생각했지만, 그것이 페레타의 따뜻한 마음에서 온 것임을 아무도 몰랐다.
하데스는 그녀를 한동안 말없이 바라보다가, 드물게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넌 참 이상한 신이야, 페레타. 지하세계의 여왕임에도 불구하고 늘 생명을 갈망하니 말이지."
페레타는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죽음이 없으면 생명의 소중함을 알 수 없잖아요. 우리가 그들에게 할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바로 그 균형을 깨닫게 해주는 것이죠."
그날 밤, 지하세계는 유난히 고요했다. 그러나 지상에서는 별빛 아래에서 아이들이 웃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곧 지하세계의 어둠을 뚫고 퍼져나갔다.
페레타는 눈을 감고 그 소리를 들었다. 그것이 그녀가 꿈꿨던 진정한 봄의 소리였다.
“봄은 언제나 돌아온다. 그리고 그 봄은 모든 이들에게 새로운 시작이 될 것이다.”
그렇게, 새로운 시대의 막이 내려오고 있었다.
끝을 향해 한 걸음 더 다가가는 희망의 여정은, 결코 끝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