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장: 결말의 시작 (12편)
5장: 결말의 시작 (12편)
지하세계의 깊은 정적 속에서 페레타는 마지막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녀의 옆에는 마가레타가 서 있었다. 그 역시 인간 세계에서 자신의 역할을 마친 뒤, 지하로 내려와 그녀를 돕기로 했다.
“이제 모든 것이 너의 선택에 달려 있다,” 마가레타가 말했다. “그들이 진정 변화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는지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다 해봐야 알 수 있겠지.”
페레타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어요. 더는 경고가 아닌, 그들에게 직접적인 변화를 보여줄 때예요.”
그 시각, 지상에서는 새로운 계절의 시작이 기이한 방식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숲에는 갑자기 정체 모를 안개가 깔렸고, 도시의 한복판에는 꽃들이 자라났다. 그러나 그것은 단순히 아름다움만을 의미하지 않았다. 자연의 힘은 점점 인간 세계를 장악하며 그들의 삶의 방식에 도전장을 던지고 있었다.
봉휘의 불은 인간들에게 따뜻함과 파괴를 동시에 가르쳤다. 그의 불길은 오래된 도시의 폐허를 태우고, 새로운 생명을 위한 공간을 마련했다. 이든은 숲의 경계를 확장하며 인간들이 만든 인공적인 경계를 허물었다. 카세포라는 밤하늘에 새로운 별자리를 그려 넣어 인간들에게 길을 제시했다.
“이것이 우리가 가진 모든 힘의 결합이야,” 페레타가 말했다. 그녀의 목소리에는 단호함과 희망이 섞여 있었다.
마침내, 페레타는 인간들과 신들을 연결하는 마지막 의식을 준비했다. 하데스조차 그녀의 결단을 막지 않았다. 그녀는 지하세계와 지상을 잇는 고대의 문을 열었다. 그 문을 통해 지하세계의 에너지가 지상으로 흘러가고, 지상의 생명이 지하로 스며들었다.
그것은 두 세계가 처음으로 진정한 균형을 이루는 순간이었다.
인간들은 자연의 경고를 받아들였다. 그들은 신화 속 이야기를 기억하며, 이제는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고 있었다. 페레타는 이 모든 것을 지켜보며 말했다.
“우리가 남길 수 있는 유일한 흔적은 변화를 향한 희망이에요. 그것이 지상과 지하, 인간과 신, 자연과 기술을 연결할 수 있는 열쇠죠.”
마가레타가 그녀를 지긋이 바라보며 말했다. “넌 정말 봄 그 자체야, 페레타.”
그녀는 미소 지었다. “그리고 봄은 언제나 새로운 시작을 가져오죠.”
그날 밤, 하늘에서는 별들이 비처럼 쏟아져 내렸다. 그것은 인간 세계와 신들의 세상이 하나로 연결되었음을 알리는 마지막 신호였다.
그리고 그 순간, 페레타는 자신의 역할이 끝났음을 깨달았다. 그녀는 더 이상 겨울의 딸이자 봄의 여신이 아닌, 변화와 균형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지하세계와 지상에는 평화가 찾아왔고, 그것은 이제 영원히 지속될 것처럼 보였다.
“변화는 언제나 두려움을 동반하지만, 그것은 새로운 생명을 위한 발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