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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레타 ]

5장: 결말의 시작 (13편)

by FortelinaAurea Lee레아

5장: 결말의 시작 (13편)



지하세계와 지상이 연결된 지 며칠째, 페레타는 변화의 징후를 세심히 관찰했다. 그녀의 발길이 닿는 곳마다 새로운 생명이 움트는 기적이 일어났다. 그러나 그녀의 마음 한편에는 여전히 의문이 자리하고 있었다. 정말로 인간과 신들이 영원히 조화를 이룰 수 있을까?


마가레타가 다가와 그녀의 곁에 섰다. “지금도 걱정이 많아 보이네.”


페레타는 멀리 흐르는 강을 바라보며 말했다. “우리는 그들에게 기회를 줬어요. 하지만 인간들은 본질적으로 변화보다 안정을 택하곤 해요. 그들이 우리의 경고를 잊는 날이 다시 올지도 모르죠.”


마가레타는 그녀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그럼 또다시 알려줘야지. 네가 하는 일이 바로 그런 거잖아. 봄은 매년 돌아오지만, 그 가치를 알게 되는 건 시간이 걸릴 수도 있어.”


한편, 지상에서는 인간들 사이에서도 두 가지 반응이 나타났다. 일부는 신들이 보낸 경고를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려 했다. 숲을 보존하고, 별들의 움직임을 관찰하며, 불을 더 신중히 다루기 시작했다.


그러나 다른 일부는 신들의 개입을 반발하며, 그들을 거부하려 했다. 그들은 자연을 극복하고 기술로 신들을 능가할 수 있다고 믿었다. 이들 사이의 갈등은 점차 심화되었고, 작은 충돌들이 곳곳에서 일어났다.


페레타는 신들과 다시 모여 이 상황에 대해 논의했다. “우리가 아무리 변화를 유도해도, 인간들 스스로 깨닫지 못하면 그들은 결국 또다시 균형을 무너뜨릴 거예요.”


이든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인간들에게 우리 없이도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쳐야 해. 그들이 더는 신들의 도움에 의존하지 않도록 말이야.”


카세포라가 별자리를 가리키며 덧붙였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방향을 제시하는 것뿐. 선택은 인간들 스스로 해야 해.”


그날 밤, 페레타는 지상에 올라가 마지막 의식을 치르기로 결심했다. 그녀는 봉휘, 이든, 카세포라, 그리고 마가레타와 함께 인간들 앞에 섰다. 신들의 모습은 더 이상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었다. 그들은 인간들에게 희망과 방향성을 상징하는 존재로 나타났다.


페레타는 인간들에게 말했다. “우리는 여기까지 왔지만, 이제부터는 너희의 선택이다. 자연과 기술, 파괴와 창조는 너희 손에 달려 있다. 우리는 더는 너희에게 경고하거나 간섭하지 않을 것이다.”


그녀의 말은 강렬한 울림을 주었고, 사람들 사이에서는 긴 침묵이 이어졌다. 그 침묵 속에는 두려움, 결심, 그리고 약간의 희망이 섞여 있었다.


의식을 마친 뒤, 신들은 다시 각자의 자리로 돌아갔다. 페레타는 지하세계로 내려가며 말했다. “마지막 결말은 그들 스스로 써야겠지. 우린 이제 관찰자로 남을 뿐이야.”


마가레타가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하지만 네가 가르쳐 준 봄은 결코 잊히지 않을 거야. 너는 희망의 씨앗을 심었고, 그건 반드시 자랄 거야.”


페레타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별들이 반짝이는 밤하늘은 그녀에게 무언가 속삭이는 듯했다. “그래, 변화는 우리 모두의 몫이니까.”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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