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장: 금지된 땅 (6편)
6장: 금지된 땅 (6편)
페레타가 문을 열고 붉은 눈의 자들을 보내자, 하늘이 어둡게 물들었다. 마치 누군가가 지상을 내려다보며 분노하는 듯한 기운이 감돌았다.
그 순간, 공기 속에 낮고 깊은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데스포이나… 네가 금기를 깨트렸다."
페레타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이제야 날 기억하는 거야?"
하늘의 구름 속에서 거대한 형체가 드러났다. 번개가 일렁이며, 누군가가 내려오는 듯한 기운이 느껴졌다.
"생명의 여신이여, 너는 죽음의 문을 열었고, 그 균형을 어지럽혔다."
"나는 단지 잊힌 자들의 길을 열었을 뿐이야."
"너는 경고를 받았다. 다시 한번 금기를 깬다면, 신들의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페레타는 조용히 숨을 내쉬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내 선택이 틀렸다면, 신들이 직접 나서면 되겠지."
하늘에서 번개가 요동치며, 존재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는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신들은 더 이상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페레타는 마을로 돌아가려 했지만, 숲은 이미 변해 있었다. 나무들은 비틀려 있었고, 공기에는 이상한 기운이 감돌았다.
"너는 문을 열었지만, 완전히 닫지는 못했다."
낮은 속삭임이 들려왔다.
그녀는 주위를 둘러보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그리고…
나무 그림자 속에서 거대한 형체가 움직였다.
그것은 마치 한때 인간이었으나, 지금은 완전히 타락한 듯한 모습이었다. 손가락은 길고 비틀렸으며, 눈은 텅 비어 있었다.
페레타는 손끝에 힘을 모으며 낮게 중얼거렸다.
"이것이 네가 말한 신들의 심판인가?"
그러나 그것은 단순한 신의 분노가 아니었다.
그것은 이 세상의 균형이 무너질 때 깨어나는 존재.
저주받은 자들의 왕.
"네가 이 땅의 문을 열었다면, 이제 나도 깨어날 때가 되었지."
그 목소리는 마치 오랜 세월 봉인된 존재가 깊은 잠에서 깨어나는 듯한 울림을 가지고 있었다.
페레타는 이를 악물며 대답했다.
"그렇다면, 나는 너를 다시 봉인할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다시 한번, 생명과 죽음의 힘을 손끝에 모았다.
결투는 피할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