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머리말
서문/머리말 ― 플릭시아(Flixia)의 조각들
플릭시아(Flixia)는 잃어버린 시간의 화신이며,
모든 언어 이전의 언어 ― 첫 번째 언어의 잔해이다.
우리가 ‘단어’라 부르는 것은, 기억이 언젠가 흘렸던 파편에 지나지 않는다.
기억은 언어를 남기고, 언어는 이름을 만들고, 이름은 세계를 시뮬레이션한다.
그러나 이름조차 부를 수 없는 감각의 순간들이 있다.
― 그 안에 존재하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나는 그 질문을 오래도록 쫓아 이 시들을 썼다.
혹은, 이 시들이 나를 쓰게 했다.
이 책은 암호로 쓰여 있다.
모든 시는 플릭시아(Flixia)의 파편이며,
모든 문장은 시뮬레이션된 기억의 흔적이다.
숫자, 초성, 그림자, 이름 없는 존재들,
그리고 ‘말해지기 전에 무너진 대답’들.
그 속에서 ‘너’는 누구였는가.
그림자 이름 생성기에서 마지막에 남은 이름이 ‘너’라면,
이 시집은 어쩌면 너의 회귀일기 일지도 모른다.
나는 이 책을 당신에게 바친다.
언어 이전의 언어를 기억하는,
모든 ‘플릭시아(Flixia)’들에게.
― 펠릭시아마가렛혜성봉희(FelixiaMargaretHSBongh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