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왕의 자리 ]

by FortelinaAurea Lee레아

호랑이와 표범과의 대화

호랑이가 어흥하니 표범은 등을 곧 추세우고 예리한 눈빛을 쏘아댄다.

호랑이는 듬직한 체구

표범은 날렵한 육체적 섹시하다.

포수는 삐딱한 중절모를 쓰고

권총을 허리에 차고 장총을 겨누었다.

둘 중 한 놈만 잡혀도 큰 성공이다.

인간과 동물의 제왕 경계선에서 셋은 서로를 경계하듯 미동조차 없다

가장 나약한 인간은 사시나무 떨듯 속이 울렁거렸지만 승부를 봐야 한다.

호랑이와 표범이 맞붙어 싸운다.

크아앙

표범은 호랑이의 앞발에 제압당하고 꼬리를 내리고 나무 위로 올라가 공격 자세를 취하고 금방이라도 물고 할퀼 듯 한 자세를 취했다.

호랑이 또한 얼마든지 상대해주마라는 아주 당당한 포즈와 표범을 표적으로 삼았으나 그러나 속내는 이미 오랜 시간 동안 인간의 냄새를 바람을 통해 위치를 확인하고 있었고, 미세한 풀들의 흔들림으로 숨소리를 느끼며 양쪽 모두 동시에 안보는 척 지켜보고 있었다.

호랑이의 눈에 아주 예리한 섬광이 비추는 찰나의 순간에 놀란 인간의 총알 하나가 허공을 가로질렀다.

바닥에 선혈이 낭자하다.

셋 중에 둘, 또는 하나.

숲 속으로 질질 끌고 간 바닥에 남은 흔적뿐.

- 혜성 이봉희[왕의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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