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 셰익스피어 스타일의 현대 희곡 ]

4막 1장 / 4막 2장 / 4막 3장

by FortelinaAurea Lee레아

4막 1장 – 어둠의 서약

(무대: 궁전의 비밀 회합실. 연회장에서의 혼란이 가라앉은 후, 왕국의 핵심 인물들이 모여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방 안에는 왕자 알렉산더, 대공 레이먼드, 궁정 마법사 에드가, 그리고 일부 신하들이 있다. 그러나 이사벨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장면 1 – 왕국의 위기


레이먼드 (분노하며):

"우리는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연회장에까지 적이 침입했다면, 이제 왕궁조차 안전하지 않다는 뜻이 아닌가?"


에드가 (심각한 얼굴로):

"전조가 좋지 않습니다.

그림자의 왕국이 이처럼 대담한 행동을 감행했다는 것은

그들이 무언가 강력한 힘을 손에 넣었다는 뜻일지도 모릅니다."


알렉산더 (고뇌하며):

"하지만 우리는 아직 모른다.

그들이 왜 이렇게까지 공격을 감행했는지를.

혹시 우리가 놓치고 있는 진실이 있는 것은 아닐까?"


레이먼드 (비웃으며):

"왕자님, 너무 순진하시군요.

저들은 우리의 적입니다. 적에게 이유를 묻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알렉산더 (단호하게):

"적을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그들을 물리칠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잠시 침묵이 흐른다. 그때, 신하 중 한 명이 조심스럽게 입을 연다.)


신하:

"폐하께서는… 이 모든 혼란을 수습할 힘이 남아 계신가요?"


(순간 방 안에 냉랭한 기운이 흐른다. 아무도 답하지 않는다. 왕의 건강이 악화되고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장면 2 – 왕의 결단


(왕이 천천히 방으로 들어온다. 그는 연회장에서보다 한층 더 수척해 보인다. 모두가 자리에서 일어나 예를 갖춘다.)


왕 (희미한 미소로):

"모두들, 앉아라.

내게 아직 왕관이 남아 있다면,

그것을 쓰고 있는 동안은 너희에게 명할 권리가 있겠지."


(모두 조용히 앉는다.)


왕 (고요하지만 강한 목소리로):

"이제는 선택의 순간이다.

우리는 전쟁을 할 것인가? 아니면 대화를 시도할 것인가?"


레이먼드 (즉시 대답하며):

"전쟁 외에는 선택지가 없습니다, 폐하!"


알렉산더 (침착하게):

"그러나 그 선택이 올바른 것인가?

우리는 과연 적의 의도를 정확히 알고 있는가?"


왕 (고개를 끄덕이며):

"그러므로 나는 그 진실을 찾을 자를 정해야겠다.

알렉산더, 너를 사자로 보내겠다."


(방 안의 모든 사람이 술렁인다.)


레이먼드 (충격을 감추지 못하며):

"왕자님을… 사자로 보내신다고요?

저 야만적인 그림자의 왕국으로?"


왕:

"그래야 한다.

우리의 손으로 그들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이 전쟁은 끝없는 피바다가 될 것이다."


(알렉산더는 잠시 망설이지만, 이내 결의에 찬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알렉산더:

"명 받들겠습니다, 폐하."


(레이먼드는 여전히 불만이 가득한 표정이지만, 왕의 결정을 거스를 수는 없다.)


장면 3 – 사라진 이사벨


(회의가 끝나고, 알렉산더는 홀로 복도를 걷고 있다. 그는 깊은 생각에 잠겨 있다. 그러나 그 순간, 어디선가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온다.)


이사벨:

"왕자님, 신중한 선택을 하셨군요."


(알렉산더는 즉시 검을 빼들고 목소리가 들린 방향으로 돌아선다. 어두운 복도 끝, 그림자 속에서 이사벨이 모습을 드러낸다.)


알렉산더 (경계하며):

"네가 또 무슨 계략을 꾸미고 있는지 궁금하군."


이사벨 (웃으며):

"전략은 곧 예술입니다, 왕자님.

누가 더 아름다운 그림을 그릴 수 있는지가 문제겠지요."


알렉산더:

"너는 무엇을 원하는 거지, 이사벨?"


이사벨 (가까이 다가오며):

"내가 원하는 건 단 하나,

왕국이 진짜 적을 볼 수 있도록 돕는 것."


(알렉산더는 그녀의 말을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젓는다.)


알렉산더:

"너는 배신자다.

어떻게 네 말을 믿을 수 있겠어?"


이사벨 (한숨을 쉬며):

"믿든 말든 상관없어요.

하지만 왕자님,

그림자의 왕국이 정말 단순한 적이라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곧 후회하게 될 거예요."


(그녀는 살며시 미소를 짓고, 다시 그림자 속으로 사라진다. 알렉산더는 그녀의 마지막 말을 곱씹으며, 어둠 속에 서 있다.)


(암전)


--- --- ---


4막 2장 – 그림자의 왕국으로

(무대: 성문 앞, 새벽빛이 희미하게 드리운다. 말발굽 소리가 적막을 깨뜨린다. 왕자 알렉산더는 검은 망토를 두르고, 적국인 그림자의 왕국으로 향할 준비를 하고 있다. 그의 곁에는 충직한 기사 가레스, 궁정 마법사 에드가, 그리고 그를 배웅하러 나온 몇몇 신하들이 있다.)


장면 1 – 출발 전의 대화


가레스 (말을 다독이며):

"왕자님, 저들과 협상을 시도하는 것이 과연 현명한 일일까요?"


알렉산더 (말 안장을 고쳐 매며):

"우리가 현명하지 않다면, 이 전쟁은 피로 물들 것이다."


에드가 (신중하게):

"그러나 그들은 오래전부터 어둠의 힘을 다루던 자들.

단순한 인간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알렉산더:

"그러니 더더욱 그들의 본질을 알아야 하지 않겠나?

그들을 몰라도 싸울 수는 없다."


(그때,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레이먼드:

"너무 늦지 않길 바란다, 왕자님."


(알렉산더가 돌아보자, 레이먼드 대공이 서 있다. 그는 한 손에 검을 들고, 싸늘한 표정을 짓고 있다.)


레이먼드 (거리를 좁히며):

"나는 왕자님의 결정을 존중한다. 하지만 잊지 마라.

협상이 실패하면, 그 다음에는 오직 전쟁뿐이다."


알렉산더 (미소 지으며):

"그 전쟁이 시작되기 전에, 내가 돌아오겠다."


(그는 말을 타고, 길을 떠난다. 레이먼드는 멀어지는 왕자의 뒷모습을 지켜본다.)


장면 2 – 그림자의 숲


(무대가 변하며, 어둡고 음산한 분위기의 숲이 펼쳐진다. 하늘을 뒤덮은 안개와 기묘한 형상의 나무들, 낮게 울리는 바람 소리가 긴장감을 더한다.)


(알렉산더와 그의 수행원들은 말을 타고 숲을 지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의 움직임을 감시하는 존재들이 숲속 깊은 곳에 숨어 있다.)


가레스 (주변을 살피며):

"왕자님, 이곳은 기묘합니다.

우리의 발소리마저도 바람이 삼켜버리는 듯합니다."


에드가 (경고하듯):

"이곳은 단순한 숲이 아닙니다.

이름 없는 자들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곳이지요."


(그 순간, 나뭇가지들이 흔들리며 검은 망토를 두른 형체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들은 마치 그림자처럼 미끄러지듯 움직이며 알렉산더 일행을 둘러싼다.)


가레스 (검을 뽑으며):

"누구냐!"


의문의 인물:

"그대들은 금빛 왕국에서 온 사절인가?"


알렉산더:

"나는 알렉산더 왕자다.

그림자의 왕과 대화하기 위해 왔다."


의문의 인물 (웃으며):

"말로만 대화라니… 믿을 수 있을까?"


(순간, 검은 형체들이 빠르게 움직이며 알렉산더를 덮치려 한다. 그러나 알렉산더는 재빠르게 검을 빼어 막아낸다.)


알렉산더 (강한 목소리로):

"나는 싸우러 온 것이 아니다!"


(그때, 숲속에서 또 다른 목소리가 들려온다.)


???

"그만둬라."


(그림자들이 움직임을 멈추고, 숲속에서 한 여인이 걸어나온다. 그녀는 검은 로브를 걸친 채, 차분한 눈빛으로 알렉산더를 바라본다.)


알렉산더 (그녀를 보며 경계하며):

"네가 이들의 지도자인가?"


여인 (미소 지으며):

"나는 그림자의 왕국을 안내하는 자, 셀레네라고 한다.

왕자님, 진정 왕과 대화할 용기가 있습니까?"


(알렉산더는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셀레네는 잠시 그를 바라보다가, 조용히 돌아서서 길을 안내한다.)


장면 3 – 그림자의 성으로


(무대가 변하며, 불길한 기운이 감도는 거대한 성이 보인다. 성벽은 마치 살아 있는 듯 검은 안개가 피어오르고 있다. 알렉산더와 그의 수행원들은 성문 앞에서 말을 멈춘다.)


가레스 (긴장하며):

"왕자님, 정말 들어가시겠습니까?"


알렉산더:

"이제 돌아갈 수는 없다."


(셀레네가 앞으로 나서서 성문을 두드린다. 무거운 철문이 천천히 열리며, 성 안의 기묘한 풍경이 드러난다. 회색 안개가 드리워진 궁정, 마치 그림자처럼 움직이는 신하들, 그리고 그 중심에 앉아 있는 왕의 형체가 보인다.)


(셀레네가 낮게 고개를 숙인다.)


셀레네:

"폐하, 왕자 알렉산더께서 찾아오셨습니다."


(왕좌에 앉아 있던 그림자의 왕이 천천히 일어난다. 그의 얼굴은 어둠에 가려져 있지만, 강렬한 기운이 감돌고 있다.)


그림자의 왕:

"알렉산더 왕자여… 네가 직접 이곳에 올 줄이야."


(알렉산더는 두려움 없이 그를 바라본다. 두 왕국의 운명을 가를 대화가 이제 시작된다….)


(암전)


--- --- ---


4막 3장 – 그림자의 왕과의 회담

(무대가 어두워지고, 왕좌에 앉은 그림자의 왕이 천천히 모습을 드러낸다. 그의 존재는 마치 안개처럼 희미하면서도 강렬한 기운을 뿜어낸다. 왕자 알렉산더는 주저하지 않고 그의 앞에 선다. 그를 수행한 가레스와 에드가도 경계하며 주변을 살핀다.)


장면 1 – 왕과의 첫 만남


그림자의 왕:

"알렉산더 왕자… 금빛 왕국의 후계자가 직접 나를 찾을 줄은 몰랐구나."


알렉산더:

"나는 전쟁을 막기 위해 왔다."


그림자의 왕 (조소하며):

"전쟁을 막기 위해 왔다고?

너희의 왕국은 이미 우리를 적으로 규정하고,

검을 갈고 있지 않느냐?"


알렉산더 (단호하게):

"나는 명확한 답을 듣고 싶다.

왜 우리의 왕국을 공격하는가?"


그림자의 왕:

"오히려 내가 묻고 싶구나.

왜 너희 왕국은 오랜 세월 동안 우리를 배척했지?"


(잠시 침묵이 흐른다. 알렉산더는 답을 찾으려 하지만, 그림자의 왕은 말을 이어간다.)


그림자의 왕:

"금빛 왕국은 자신들이 세상의 중심이라 믿었지.

그러나 너희가 태양이라면, 우리는 그림자다.

그것이 우리의 운명이라면, 나는 그 운명을 받아들일 뿐."


알렉산더:

"그러나 우리는 같은 세계에 존재하는 두 개의 왕국일 뿐이다.

서로를 소멸시키지 않고 공존할 방법이 있을 것이다."


그림자의 왕 (웃으며):

"그렇게 말하는 네가,

네 아버지의 뜻을 거스를 수 있겠느냐?"


(알렉산더는 순간 대답하지 못한다. 그림자의 왕은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난다.)


장면 2 – 숨겨진 진실


(그림자의 왕이 손짓하자, 어둠이 일렁이며 오래된 서책이 나타난다. 그는 그것을 알렉산더 앞에 내민다.)


그림자의 왕:

"여기, 오래된 기록이 있다.

네 왕국이 우리를 '그림자'로 만든 이유가 담긴 책이지."


(알렉산더는 망설이다가 책을 펼친다. 오래된 문장들이 서서히 떠오른다.)


"태양의 후손들은 빛을 가질 운명이지만,

어둠의 후손들은 세상에 드러나서는 안 된다.

오직 그림자 속에서만 살아야 한다."


(알렉산더의 손이 미세하게 떨린다.)


알렉산더:

"이건… 거짓이다.

우리 왕국이 너희를 일부러 배척했다는 말인가?"


그림자의 왕:

"그렇다.

네 왕국은 우리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으려 했고,

우리는 결국 그림자로 살아갈 수밖에 없었지."


가레스 (격분하여):

"그럴 리가 없다!

우리의 왕은 정의로운 분이시다!"


에드가 (침착하게):

"하지만 오래된 역사는 언제나 승자의 기록으로 남는 법…"


알렉산더 (스스로에게 말하듯):

"그렇다면…

우리의 싸움은 시작부터 잘못된 것이었단 말인가?"


(그림자의 왕은 천천히 왕좌에 다시 앉으며 알렉산더를 지켜본다.)


그림자의 왕:

"자, 왕자여. 이제 네가 선택할 때다.

진실을 받아들일 것인가,

아니면 네 왕국의 그림자로 남을 것인가?"


장면 3 – 배신의 그림자


(그 순간, 성문이 거칠게 열리며 검은 갑옷을 입은 병사들이 들이닥친다. 앞장선 이는 레이먼드 대공이다. 그는 차가운 눈빛으로 알렉산더를 노려본다.)


레이먼드:

"왕자님, 감히 적국과 손을 잡으려 하셨습니까?"


알렉산더:

"레이먼드?! 네가 여길 어떻게…"


레이먼드:

"이제 알겠습니까, 왕자님?

당신은 너무 물러터졌어요.

전쟁은 이미 피할 수 없습니다."


(그림자의 왕도 검을 쥐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림자의 왕:

"흥미롭군. 결국 네 왕국이 네 결정을 대신하려 하는군."


알렉산더:

"레이먼드, 멈춰라!

나는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레이먼드 (비웃으며):

"그래서 우리가 대신 내려드리죠."


(그는 손짓하자 병사들이 일제히 검을 뽑아든다. 전투가 시작될 기운이 감돈다.)


알렉산더:

"이건 잘못된 길이다! 모두 멈추어라!"


(그러나 레이먼드는 이미 결심한 듯 검을 들어올린다.

그 순간, 그림자의 왕도 왕국의 군대를 소환한다.

두 왕국의 전쟁이 성벽 안에서 폭발하려 한다….)


(암전)


keyword
이전 14화[ 셰익스피어 스타일의 현대 희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