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언율시 형식의 한시
아름답고 처연한 낙화의 정조를 담아, 오언율시(五言律詩) 형식으로 한시로 지음.
이 시는 “낙화”의 슬픔을 응시하면서도, 그 덧없음 속의 진실과 이름 없는 날들의 의미를 되새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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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對落花有感 (낙화에 부쳐) ]
慧星李奉姬(혜성이봉희)
細雨傷花影
세우상하영
가랑비에 꽃 그림자 상하고
無聲墜地紅
무성추지홍
소리 없이 땅에 떨어진 붉은 빛
風驅離舊夢
풍구이구몽
바람은 옛 꿈을 몰아내고
香散入長空
향산입장공
향기는 멀리 하늘로 스며드네
寂寞非無義
적막비무의
적막이 뜻 없진 않으니
凋零是化工
조령시화공
시듦 또한 조화의 이치
誰知此落處
수지차락처
누가 알까, 이 지는 자리에
名字寫春風
명자사춘풍
봄바람이 이름을 써놓았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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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
조용히 지는 꽃은 허망한 것이 아니라,
이름 없는 시간 위에 봄바람이 새긴 기록이다
— 그 시듦마저도 자연의 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