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친구 모든 분들께 늘 감사합니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실로 오묘합니다.
어쩌면 우리는 기억의 강물 위를 떠다니는 조각배 같은 존재일지도 모릅니다.
머릿속 어딘가 깊숙이 잠들어 있던 기억들이, 문득 어떤 향기 하나, 한 줄의 음악, 한 장의 사진,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낚시처럼 끌려 올라옵니다.
그 기억은 때론 웃음이 되고, 때론 주먹 쥐고 참았던 눈물이 되어 흐릅니다.
삶은 마치 끝없는 실험입니다.
성공이란 단어는, 돌이켜보면 종이 위 몇 자의 기록, 벽에 걸린 낡은 그림 몇 점에 불과했지만,
그 한 조각을 위해 걸어온 길은 결코 가볍지 않았습니다.
수많은 밤을 버티고, 수많은 선택을 하고, 수많은 상처를 견디며, 우리는 단지 '살아냈던' 겁니다.
어떤 날엔 온 힘을 다해 웃으려 애썼고,
어떤 날엔 숨조차 가쁘게 쉬며 살아야 했고,
어떤 순간엔 그저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무너져 내렸습니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살아내려 애썼습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세상이 등을 돌려도, 마음 한켠의 불씨 하나로 하루를 견뎌냈습니다.
나는 많은 사람을 만났고, 그만큼 많은 이별도 겪었습니다.
때론 이해받지 못했고, 때론 거짓된 공감에 속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만남은 결국 나를 '사람답게' 만드는 재료가 되어주었지요.
누구의 말처럼, ‘인간관계는 거울’이라 했습니다.
그들의 언어 속에서, 그들의 외면 속에서, 결국 나는 나를 보았고, 나를 배웠습니다.
한때 나는 천방지축이었습니다.
좌불안석으로 하루를 허둥댔고, ADHD처럼 산만하고 위태로웠습니다.
그럼에도 나를 있는 그대로 믿어준, 아무 조건 없이 곁에 있어준 그대들이 있었기에
나는 버텼고, 다시 한 발, 또 한 발, 길 위에 설 수 있었습니다.
"너는 럭비공 같아. 어디로 튈지 몰라."
"넌 카멜레온이야. 계속 변해."
수없이 들었던 말입니다. 조롱처럼 들릴 때도 있었고,
내가 나를 부정하고 싶어질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알겠습니다.
나는 단지, 나 자신을 지키기 위해 끝없이 적응하고,
그 누구도 대신 살아줄 수 없는 인생을,
오롯이 나만의 방식으로 버텨내고 있었던 거라고.
울면서 지새운 밤들.
그토록 외로웠던 날들.
그 절망의 언저리에서 손을 내밀어 준 사람들.
그들의 따뜻한 말 한마디, 조용한 배려 하나에
나는 다시 ‘살아도 괜찮다’는 희망을 배웠습니다.
지금 나는 전단지를 나누어 줍니다.
누군가는 대수롭지 않게 여길 그 일 안에도
나는 감사와 존재의 가치를 느낍니다.
이 작은 일 하나가, 누군가의 하루를 바꿔줄 수도 있다는 믿음.
그 믿음 하나로 오늘도 버텨봅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
그 말이 이제는 다르게 들립니다.
정신은 젊다 말해도, 몸은 정직하게 신호를 보내죠.
그때마다 나는 더 낮은 자리에 앉아야 함을 배웁니다.
더 많이 들어야 하고, 더 부드럽게 안아야 함을 배웁니다.
그래서 이제는 말합니다.
그냥,
그냥,
그냥,
모든 게 고맙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사소했을 말들,
누군가에게는 무심한 손길 하나까지도
이제는 모두 다 너무나 고맙습니다.
우리는 결국 먼지가 되어 흩어지겠지요.
그 흙먼지가 어딘가에서 다시 만나
부대끼고, 마찰하고, 다시 불꽃을 피워 별이 됩니다.
그리고 언젠가, 유성이 되어 떨어져,
또 다른 생명으로, 또 다른 이야기로 다시 태어날지도요.
그렇기에, 오늘 이 삶,
이 눈물과 웃음, 고통과 감사가 뒤섞인 하루하루는
그 자체로 충분히 찬란하고,
그저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적이라 이름 붙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나는 그 기적을, 지금, 당신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2025년 5월 15일(목) 01시:25분(한국시간)
Margaret혜성이봉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