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장
[Sky Bones(하늘의 뼈)]
제36장 — 과거의 문이 열릴 때
세란은 조용히 함교의 커튼을 닫았다. 우주는 언제나 어두웠지만, 지금 그의 내면은 그것보다 더 깊은 어둠에 잠겨 있었다.
그의 눈앞에는 닉의 눈빛이 계속 떠올랐다. 그 눈동자, 예전에는 별처럼 빛나던 동료의 것. 지금은 그 깊은 곳에서 타락한 별의 무너짐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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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령관, 통신실로 급히 오셔야 합니다.”
세란은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고 걸음을 옮겼다. 아린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의 얼굴은 평소보다 더 굳어져 있었고, 손에는 오래된 홀로디스크 하나가 들려 있었다.
“이걸 보세요.”
디스크가 재생되자, 닉의 과거 영상이 흘러나왔다. 그가 아직 훈련생이던 시절, 젊고 순수했던 시절이었다.
그는 우주 도약술 훈련을 마치고 카메라 앞에서 웃으며 말했다.
“나는 이 은하계의 경계 너머를 보고 싶어요. 인간의 본래 능력, 날개를 되찾는 길이 거기 있을 거라고 믿어요.”
세란은 화면 속의 닉을 보며, 미지근한 숨을 내쉬었다.
“그는... 진심이었군. 적어도, 처음에는.”
아린이 고개를 끄덕였다.
“닉은 인간이 퇴화한 존재라는 진실에 사로잡혔어. 그걸 극복하려다, 오히려 자기 자신을 잃은 거야.
지금 그는 ‘진화’를 강요하려 하고 있어. 모든 생명에게. 그게 전쟁의 이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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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다른 우주의 균열 너머
그곳에서 닉은 혼자, 고대 유물 앞에 서 있었다.
그 유물은 거대한 날개 형태의 유기-기계 융합체였다.
‘아스트랄 윙’. 인간이 처음 날았던 시대의 잔재로 알려졌던 금지된 기술.
그는 조심스레 손을 뻗었다. 유물이 반응하며 빛을 뿜었고, 그의 등에 빛나는 날개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드디어… 나는 인간의 한계를 넘었다.”
그의 몸은 더 이상 인간이라기보다, 신과도 같은 존재에 가까웠다.
그러나 그의 눈빛 속에선 고독과 분노, 그리고… 두려움이 엿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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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광함, 작전 회의실
세란은 아린, 그리고 새로운 인물 ‘키라’와 함께 작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키라는 과거 닉의 동료이자, 은하연방의 ‘날개연구단’의 마지막 생존자였다.
“닉을 막으려면, 우리도 날아야 해요. 진짜로요.”
키라는 금속 박동이 느껴지는 날개 장치를 보여주며 말했다.
세란은 천천히 장치를 들여다보며, 자신의 팔을 감싸 안았다.
“날개는 다시 얻는 게 아니라… 기억해 내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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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우주는 폭풍의 전조처럼 조용했다.
다시 한번, 진화와 퇴화, 자유와 지배를 두고 싸움이 시작되려 했다.
세란과 닉. 두 동료이자 두 길.
그들이 마주칠 때, 우주는 다시 한번 심장을 떨쳐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