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 Bones(하늘의 뼈)]

제39장

by FortelinaAurea Lee레아

[Sky Bones(하늘의 뼈)]


제39장 — 재생의 빛


폭발 이후, 블랙하트 제로는 산산조각 났다.

그 중심에서 터져 나온 기억의 파동은 인근 수십 광년의 우주를 뒤덮었고,

그 누구도 세란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1. 기억의 잔재 속에서


“세란…!”


리브는 깨진 헬멧을 벗으며, 지각 왜곡 파편 속을 헤매었다.

우주의 진공, 무중력, 그리고 이질적인 기억의 입자들이 대기를 구성하고 있었다.

아린이 가까스로 그의 몸을 부축하며 묻는다.

“그는 어디로 간 거죠…?”


나즈는 조용히 대답했다.

“그는 살아 있어.

지금, 우리 모두의 기억 속 어딘가에서… 다시 태어나는 중이야.”


그 순간, 리브의 눈앞에 이상한 장면이 스쳐 지나간다.

— 어릴 적 세란이, 눈물을 머금고 자신의 손을 잡아주던 기억.

하지만 리브는 그런 기억이 없다.


“이건… 내 기억이 아니야.

아니, 나의 일부가… 다른 사람과 섞이고 있어.”


2. 전염 — 기억 역류 현상


폭발 이후, 전우주 곳곳에서 보고된 현상.

이름하여 ‘기억 역류 증후군’.


타인의 기억이 자신 안으로 흘러들어온다.


과거의 사건이 재구성되며 현실을 왜곡한다.


‘내가 나인지 확신할 수 없는’ 정신 붕괴.



이 모든 현상이, 세란의 마지막 날개에서 분출된 파동에서 시작되었다.


그 기억 파동은 블랙하트 제로의 잔재들과 결합하며 **“기억의 기생체”**로 변이되기 시작했다.


그들은 생물도, 기계도 아닌…

**“의식을 감염시키는 존재”**가 되었다.


3. 새로운 적 — 기억 감염체 ‘미렘’


감염체 중 하나, 자가명 ‘미렘(Mirem)’이라 불리는 존재.

한때는 인간이었지만, 지금은 수백만 개의 기억을 흡수한 감염된 집합체.


그녀는 사람들의 기억을 바꾸고,

가족을 낯선 이로, 친구를 적으로 만들며

정체성 자체를 해체시키는 무기가 되었다.


“사람들은 내가 괴물이라고 했어요.

하지만 나는 그저…

너무 많은 사랑을 한 죄밖에 없어요.”


그녀는 세란의 목소리까지 흉내 낼 수 있었다.

그녀가 미소 지을 때마다, 모두의 안에 있던 세란의 ‘기억 조각’이 반응했다.


아린은 이를 간파했다.

“이건… 세란이 아니야.

세란은 우리가 기억하는 대로 완전하지 않아.

그는 두려워했고, 흔들렸고, 때로는 약했어.

하지만 그 약함이, 그를 진짜로 만든 거예요.”


4. 반전 — 잊힌 조각의 부활


전장의 와중, 나즈는 마지막으로 보낸 세란의 파장 중 특이한 것을 감지한다.

그것은 일정한 주파수로 계속해서 반복되는 패턴.


“이건… 부활의 암호야.

세란은 스스로를 분해해서, 우리 각자의 기억에 ‘복제’해 넣었어.”


그 말대로라면, 세란은 단일 인격체가 아니라

다수의 인류 정신 구조에 분산된 기억 생명체로 존재하는 셈이었다.


그리고—

그를 완전히 부활시키기 위해선,

서로의 진실된 기억을,

‘왜곡되지 않은 채’

다시 하나로 모아야 한다.


하지만 그 기억의 일부는 이미 ‘미렘’에게 오염되어 있었다.


미렘이 구축한 ‘기억의 탑’은 모든 존재의 정체성을 추출해 감염시킨다.


그 탑의 꼭대기에, 세란의 마지막 ‘핵 기억’이 봉인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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