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 Bones(하늘의 뼈)]

제45장

by FortelinaAurea Lee레아

[Sky Bones(하늘의 뼈)]



제45장 — 잊지 않는 자들


1. 폐허 위의 재건


세란은 천천히 우주복의 헬멧을 벗었다.

그가 선 곳은 제로 스페이스 0 구역,

정합기억사령부의 잔해 위에 세워진 공동 기념 거점,

이름하여 리퀴디움.


"기억은 물처럼 흘러야 한다.

고여 썩거나, 얼어버리면 모두를 위협하니까."

아린이 말했다. 그녀는 이제 기억 공명 연구소장이었다.


하란은 재건위원회 대표로 바빠졌다.

감염자, 기억 병기, 인간을 나누지 않고

'존재' 자체를 등록하는 법안을 설계하고 있었다.


라일라는 회복 중이었지만, 기억의 단편을 따라

매일 한 페이지씩 일기를 썼다.


오늘, 어떤 사람이 나에게 미소 지었다.

이름도 모르는 얼굴이었는데, 이상하게 익숙했다.


그 문장은 세란에게 전해졌고, 그는 오래도록 읽었다.

그건 그녀의 감정이 아니라—그녀 자신의 '존재'의 증거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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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세란, 감염자 마을을 방문하다


감염자는 여전히 존재했다.

하지만 그들 대부분은 칼릭스가 이식한 '파괴 명령'을 벗어났다.

이제는 ‘사유하는 감염체’로 분류되었고,

그중 일부는 기억 예술가로 살아가고 있었다.


세란은 오래전 감염되었던 한 청년을 찾았다.

그의 이름은 이시.


그는 기억의 부스러기를 조각조각 모아

감정 오르골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었다.


"이건, 네가 잊었다고 생각한 기억이야.

하지만 네 세포엔 아직 그 감정이 남아 있더라고."


이시는 세란에게 붉은색 오르골을 건넸다.

돌리자, 익숙한 웃음소리가 새어 나왔다.


… 리아의 목소리였다.

어린 시절, 세란의 이름을 부르며 뛰어오던 그녀의 발소리까지.


세란은 눈을 감았다.

그리고, 고개를 들었다.


"우리, 잊지 말자.

기억 속에 가둬두는 게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 꺼내 놓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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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아린의 연구실


한밤중, 아린은 세란을 연구실로 불렀다.

그녀는 묘한 표정으로 기록 보관장치를 가리켰다.


"이걸… 복원했어.

칼릭스가 남긴 마지막 설계도."


세란은 디스플레이를 바라봤다.

그 안엔, 자신도 알지 못했던 **"세란 복제체 설계도"**가 들어 있었다.


"이게 뭘 의미하지?"

그는 물었다.


아린은 차분히 말했다.

"널 기반으로 한, 또 다른 네가 있었다는 뜻이야.

아직… 그가 살아있다면, 지금쯤 어디선가 깨어났을 수도 있어."


세란은 숨을 멈췄다.

그리고 조용히 대답했다.


"그렇다면… 또 한 번, 나 자신을 마주하게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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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라일라의 기억 회귀


기억 복원실에 앉은 라일라는

자신이 그린 그림 하나를 세란에게 건넸다.


"이게 뭔지 알아?"


세란은 그림을 보았다.

희미한 푸른 들판 위에,

자그마한 고양이와 까마귀 한 마리가 나란히 걷고 있었다.


"어릴 적… 난 저런 꿈을 꾼 적 있어.

하늘이 푸르고, 까마귀가 길을 알려줬어.

그리고 고양이는 내 그림자를 따라다녔어."


세란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꿈이 아니었을지도 몰라.

너와 리아가 연결되어 있던—진짜 기억일지도."


라일라는 그 말에 처음으로,

아무 목적도 없이 웃었다.


"그럼… 이 세계는 기억이 아니라,

감정으로 이어진 거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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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다음 징후: ‘기억의 해일’


그러던 중—

행성 카르노-3에서 이상 징후가 보고되었다.


"정합기억사령부가 남긴 잔류 신경망이

자기진동을 일으키며, 기억 폭풍을 만들어내고 있어."


"기억 폭풍?"

하란이 물었다.


"응.

가까이 간 자들은

자신이 경험하지 않은 기억까지 받아들이기 시작해."


"그럼… 감염보다 더 위험할 수도 있겠군."


세란은 잠시 망설이다 말했다.


"그럼 이제…

우리가 기억을 지킬 차례가 아니라,

기억이 우릴 시험하는 차례인가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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