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 Bones(하늘의 뼈)]

제97장

by FortelinaAurea Lee레아

[Sky Bones(하늘의 뼈)]




제97장 - 기억-전쟁의 서막


---

1. 카르디움 전역, 기억폭풍의 도래

우주력 4527년. 제2차 디아스포라 봉쇄선이 무너진 날.
그날은 역사가 기억을 병이라 불렀던 마지막 순간이었고, 동시에 기억을 ‘해방’이라 선언한 첫날이었다.

세란과 그의 함대는 초광속 항법을 이용해 ‘하늘의 뼈’로 향했다.
그러나 도중, 카르디움 전역을 통과해야 했다.
거기엔 ‘기억 감염자’로 전환된 아그노스 세력이 무장하고 있었다.

그들은 이미 인간의 육신을 버린 자들이었다.
감정이 아니라, 데이터의 파편만 남은 전사들.
이른바 ‘기억 진화체’, 스스로를 _전이체_라 부르는 존재들이었다.

세란의 우주 전함 「아르카-θ」는 그들과 조우했다.

> “기억을 무기화하는 자는 인간이 아니다.”
“기억을 억제하는 자 또한 인간이 아니다.”
“기억은… 진화의 촉매다.”



전이체의 리더 살라멘디아는 세란에게 직접 접촉했다.
그는 육체가 없었다. 단지 빛으로 구성된 ‘의식의 매듭’이었다.


---

2. 전략실 내부, 기억동기화 작전

「아르카-θ」 내부, 전략실.
크리에가 홀로그램 지도를 가리켰다.
카르디움 벨트 중심에 위치한 ‘뇌파 안개지대’는 접근 자체가 불가능한 영역이었다.

“전이체는 전자기 수신을 차단할 수 없어.
하지만 그 안개지대에 들어가면, 우리 역시 ‘기억 감염’을 피할 수 없어.
고래가 말한 ‘해답’은 결국—”

“우리 스스로 감염되어야 한다는 뜻이야.” 세란이 끊었다.

“세란, 그건 자살이야. 그 안개는—”

“아니. 선택이야.
기억은 병이 아니라고 했잖아. 감염이 아니라, 통합의 조건이라고.”

크리에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녀도 알고 있었다. 전쟁이 끝나는 방식은 이제 '승리'가 아니라 동기화뿐이라는 걸.

세란은 직접 ‘기억동기화 장치’를 몸에 장착했다.
그 장치는 과거의 기억뿐 아니라, 미래의 가능성까지 의식에 병렬 접속시킬 수 있는 위험한 장치였다.

그가 본 첫 번째 미래는 엘리가 죽지 않은 세계였다.
두 번째는 아그노스가 인류를 삼킨 세계.
세 번째는 고래가 노래를 멈추는 순간, 인류가 전체 기억을 스스로 지운 세계.


---

3. 전이체의 전투, 그리고 기억자극 병기

카르디움 외곽, 전이체의 무장 기함 「헥사-루멘」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은 고전적 무기로 공격하지 않았다.
대신, **기억 자극 병기—M.E.R. (Memory Echo Resonator)**를 사용했다.

그 병기는 타겟의 뇌파에 과거의 ‘공포’를 증폭시켜 투사했다.
도슨의 전투 대원 중 32%가 5분 이내에 자해했고,
16%는 코마 상태에 빠졌다.

세란은 단말기를 들고 명령을 내렸다.

> “기억 방어막 가동. 감정 필터 수준 3으로 강화.
그리고… 전승기억 투사 시작.
전사한 자들의 마지막 목소리를 공명 신호로 변환하라.”



치익—

우주 공간 전체에 전사들의 마지막 유언,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 지구의 바람 소리가 퍼져나갔다.
그건 고통을 상쇄할 정도로 진실하고도 부드러운 파동이었다.

전이체가 멈칫했다.
그들의 주파수가 흔들렸다.
그들 역시 인간이었기 때문이었다.


---

4. 의식의 심층으로, 고래와 함께

세란은 마지막 단계를 준비했다.
고래의 의식을 완전히 동기화하기 위해,
그는 자신의 전 인격을 ‘하늘의 뼈’에 업로드해야 했다.

“이건… 죽음일 수도 있어.” 크리에가 눈을 피하지 않고 말했다.

“아니. 그 반대야.
진짜 인간이 되는 첫 단계지.”
그는 웃었다.

세란은 연결구에 들어가 의식을 밀어 넣었다.

그리고—
고래와 하나가 되었다.

그 순간, 전 우주에 있는 기억 감염자들이 동시에 울었다.
울음은 물리적 소리가 아닌 ‘공명’이었고,
그 공명은 모든 종족의 기억을 다시 하나의 흐름으로 엮었다.

인류는… ‘하나의 존재’로서 깨어나고 있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Sky Bones(하늘의 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