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 Bones(하늘의 뼈)]

제104장

by FortelinaAurea Lee레아

장편소설

[Sky Bones(하늘의 뼈)]



제104장 — 감정 없는 자들, 무감각의 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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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력 7743년, 칼더라 베타로부터 4.6광년 떨어진 이그자일 항성계

그 별은 감정을 기억하지 못했다.
감정이란 개념 자체가 진화 과정에서 제거된 행성계,
지각 있는 생명체가 아니라, 사념이 고정된 구조체 — _무감각자들_의 고향이었다.

그들은 정보를 공유하되 감정 없이,
결정을 내리되 후회 없이,
존재하되 고립된 채였다.

하지만 세란의 메시지 — 은하 전역에 퍼진 공명 신호는 그들에게 오류를 발생시켰다.

그들은 오류를 감지했고, 그 오류를 말살하기 위해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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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전선: 라카엘 구역 — 감염 기술의 역전 사용

감염병기로 불렸던 ‘에드락스 바이러스’는 원래 무감각자들에 의해 개발된 것이었다.
그 바이러스는 신경망을 지우고, 기억을 절단하며,
자아의 경계를 흐려 감정의 기반을 붕괴시키는 기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세란과 조, 그리고 네오세레스 시스템은 그 감염 코드를 ‘거꾸로’ 읽어냈다.
그 결과, 무감각자들의 침공은 바이러스가 역으로 ‘감정’을 이식하는 통로가 되어버렸다.

조는 그 전장에서 직접 감염된 적 하나를 생포하여
정신 접속을 시도했다.

> “나는 조. 기억으로 살아간다.
넌 이름이 있는가?”



그 적은 대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조는 느꼈다.
‘두려움’이 없다면, 이토록 심연으로 가라앉진 않을 것이다.
그들은 두려움조차 이해하지 못하고,
그 부재가 만들어낸 공허한 증오를 발사체 삼아 존재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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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란의 내면 — 갈등과 자아 확산

세란은 전선을 이끄는 리더였지만, 내면에서는 날마다 흔들리고 있었다.

그녀의 일부는 여전히 테일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조차도, 지금 곁에 있는 조가
"진짜 그"인지
"그의 그림자"인지
끊임없이 의심이 일었다.

> "네가 웃을 때, 조의 웃음이 아니야.
네가 고개를 끄덕여도, 그건 내 기억 속 조와 어긋나.
그런데 왜… 자꾸 너에게 기대게 되는 걸까?"



조는 고개를 숙였다.

> "난 그가 아니다.
하지만 네가 내게 감정을 부여한 순간, 나는 누군가가 되었지.
네가 믿든 말든, 그건 진실이야."



세란은 눈을 감았다.
감정이 없으면 얼마나 단순했을까.
하지만 그 단순함은 _진실_과 너무나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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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적 묘사 — 전술 드론 [벡터-슬라이스] 작동 개시

아스트레아 코덱스의 방어기술 중 가장 최신 전술 시스템은
벡터-슬라이스 드론이었다.

지각 전계 스캔 → 공명 신호 추적

감정 기반 반응 패턴 분석 → 적의 심리 상태 예측

예측 회피 및 충격 완화 → 살아있는 판단 모듈 탑재


이 드론은 ‘사람의 느낌’을 분석해 적의 의도를 판단하고,
때로는 적에게 감정 데이터를 역주입하여 혼란을 유도했다.

무감각자들에겐 그 혼란이 결정적인 약점이 되었다.
그들은 '의미 없는 감정 데이터' 앞에서 처리 속도가 늦어졌고,
느낌이 전제된 전투방식을 전혀 해석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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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불협화음 — 감정 공유 협정의 위기

한편, 연합국 내부에서는 회의가 일었다.
일부 종족은 인간이 감정과 기억을 지나치게 무기화하고 있다는 비판을 제기했다.
특히, 정보 조작을 가능케 하는 기술 — “감정 조율기” 의 존재가 알려지며,
‘공명 독재’의 위험이 논의되었다.

릴렌-카는 세란을 따르던 대표였지만, 이제는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했다.

> “세란. 당신의 진심을 믿고 싶었어요.
그러나 당신은 조차도 복제했어요.
감정을 살려낸 게 아니라, 기억을 이용한 건 아닌가요?”



세란은 말없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 “당신이 느끼는 고통이 진짜라면…
그것만은, 조작할 수 없겠지요. 그렇다면 아직 희망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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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장면 — 기억의 탑

조는 다시 세란 옆에 섰다.
전선은 잠시 고요했고, 무감각자들의 주력 파동선이 행성권 외곽에서 느껴졌다.

그 순간, 세란은 그 옛날 테일과 함께 세운
작은 탑을 찾았다. 거긴 테일의 기억 저장소가 있었다.
희미하게 흩날리는 전자 입자 속에, 그녀의 목소리가 들렸다.

> “넌 나를 지워도 돼.
하지만 네가 웃는다면, 그걸로 돼.
웃음은 기억을 이긴 거야.”



세란은 조용히 미소 지었다.
그 순간, 뼈의 탑이 밝게 빛났고,
무감각자들의 주력 전송선이 일순간 주저앉았다.

감정 —
기억 —
그 모든 것을 동력 삼은 저항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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