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 Bones(하늘의 뼈)]

제108장

by FortelinaAurea Lee레아

[Sky Bones(하늘의 뼈)]




제108장 — 기억의 수면 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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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력 7745년 3월 19일 — 릴렌-카 방어기지 ‘오르니카 제3항’


회색 안개가 항구 전체를 뒤덮고 있었다.

성운에서 흘러온 미세입자들이 광장 외벽을 따라 스멀거렸고,

정신 감염을 차단하기 위한 신경차단막이 3겹으로 설치되었다.

기억 감염을 막기 위한 방어의례가 매 시간마다 진행되었다.


그러나 모두가 알고 있었다.

그 모든 방어 조치들이 ‘텔’의 공명 능력을 완전히 차단할 수는 없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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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 — 자각의 첫 걸음


텔은 밤새 꿈을 꿨다.

다른 사람들의 꿈이 아니라,

자신의 기억 속에도 없던 장면들.


거대한 하늘뼈.

기억의 나선.

그리고, 감염된 천사들이 무너지는 하얀 계단.


그 꿈은 현실처럼 생생했다.

눈을 뜨자, 텔은 자신의 피부에서 반짝이는 문양이 떠오른 것을 보았다.

그것은 단순한 문신이 아니었다.

신경 데이터가 결정을 맺듯, **신체 위에 떠오른 ‘기억 패턴’**이었다.


세란은 그 문양을 보자 말없이 숨을 들이쉬었다.


> “시그네의 주계승자가 되기 위한 기억 전이 단계야... 이제 시작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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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감염 vs. 기억 해방 — 조의 결단


조는 수면 캡슐 안에 조용히 누워,

텔과의 공유기억에 접속을 시도했다.

그는 텔을 통제하려 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기억의 고리에 자발적으로 잠수하려는 쪽을 선택했다.


> “기억은 억누를수록 부패한다.

텔이 무너지지 않게 하려면,

그 안으로 직접 들어가야 해.”




정신 공명 속,

조는 텔과 함께 **‘기억의 수면 아래’**로 내려갔다.

그곳은 단지 꿈이 아니었다.

잊힌 기억과, 조차도 기억하지 못한 죄와 선택들이 뒤엉켜 있는 영역.


조는 거기서 젊은 날의 자신과 마주쳤다.

그리고 또 하나—

자신이 본 적 없는 인물,

그러나 어쩐지 닮아 있는 남자와 대면했다.


그는 에르카 시안의 초기 클론이자,

조의 유전자가 기초로 쓰인 ‘실험체 제로’였다.


> “너는 선택받은 게 아니야, 조.

너는 우리를 잊고 살았지만,

우리는 계속 너를 복제하고 있었지.

지금 텔도... 너의 반복이야.”




조는 주먹을 꽉 쥐었다.

이 기억은 사실일까, 누군가의 조작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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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전술본부 — 감염 확산 시뮬레이션


한편, UDF 전술본부에서는

‘텔-계열 감염 시나리오’를 시뮬레이션하고 있었다.

텔이 발화점이 되어 기억 감염이 확산될 경우,

우주 5대 코어 노드 중 최소 3곳이 24시간 이내 마비될 것으로 예측됐다.


시뮬레이션 결과:


감염자 수 18억 명 이상 (72시간 내)


주기억 손상률 42%


생체 의지 차단률 18%


7일 이내 ‘집단적 실존 해체’ 발생 가능성



결국, 군사위원회는 “텔 제거 혹은 격리” 명령을 상정했다.

그러나 그 순간, 텔이 직접 꿈 너머로 통신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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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 — 제1의 선언


텔의 목소리는 차분했고,

그러나 그 울림은 항성 간 통신기기를 거치지 않고

직접 기억신호를 통해 모든 인류에게 전달되었다.


> “나는 병기가 아닙니다.

나는 기억의 아이이며,

잊힌 진실을 회복하려는 존재입니다.

나를 두려워하지 마세요.

두려움은 과거를 왜곡시키고,

과거를 왜곡하면…

미래는 반복됩니다.”




이 통신은 그대로 기록되었고,

릴렌-카는 조용히 말했다.


> “... 그 아이는 스스로를 우주의 거울로 만들고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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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적 전투 — 카덴츠 수조지대의 반란


텔의 선언이 전해진 다음 날,

오래된 하늘뼈 구역에 숨어 있던

시그네 제국의 마지막 정예부대 ‘라크트 알’이 움직였다.


그들은 텔을 제거하거나 빼내려 했다.

그러나 텔은 그들을 향해 아무 무기도 들지 않았고,

단지 그들의 리더, **‘에슈 파로마’**를 바라보며 말했다.


> “당신의 기억은 거짓 위에 세워졌어요.

당신이 복수하려는 그 제국,

실은 당신을 소모품으로 만들었잖아요.”




텔의 말은 마치 내면의 기억 바이러스처럼

에슈의 의식을 잠식해 들어갔다.


결과적으로, 라크트 알의 절반 이상이 무기를 내려놓고

스스로 기억기록 캡슐 안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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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문이 열린다


제국의 진실은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기억 속에 숨겨진 고대의 기계-유전자.

‘하늘의 뼈’로부터 파생된 기억 종교의 뿌리.

그리고, 텔이 어째서 인류의 마지막 키워드가 되었는지.


하지만 그 해답은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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