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 Bones(하늘의 뼈)]

제116장

by FortelinaAurea Lee레아

[Sky Bones(하늘의 뼈)]





제116장 — 아틀라 오벨리스크



"여기가... 제국의 중심이란 말이야?"

"확실해. 이 진동, 이 음장... 감정이 아니라 기억의 결 속성이다. 고대 제국 기술은 감정을 언어처럼 쓰는 게 아니라, 기억 자체를 에너지화했어."

"기억이 에너지? 그럼 여긴... 살아 있는 기록체?"

"그렇지. 텔, 저기 봐. 석조처럼 보이지만 전부 살아 있어. 감염된 코덱들이 시간 순으로 기억을 유지하고 있어. 아틀라 왕실의 마지막 전투부터, 무력한 패배, 그리고..."

"복수심. 공허와 분노가 혼합된 복합 감정체... 이걸 중심으로 기계가 깨어난 거야."

"우리가 여길 공격 하면 어떻게 돼?"

"감정항로가 반응할 거야. 정확히는 내 안의 기억이 '공명'하고, 그걸 아틀라가 읽어."

"그럼... 널 무기로 삼기 전에, 널 시험하겠네."

"맞아. 그리고 그 시험은— 지금부터 시작이야."

텅—!

공간이 울렸다. 갑작스러운 기류가 발목을 감고, 눈앞에 기묘한 형상이 솟아오른다. 인간이면서 인간이 아닌 얼굴. 눈은 없고, 이마에서부터 뻗은 결정체가 검은 전류를 흘렸다.

"그건... 누군데?"

"… 아틀라 황태자 ‘르비세르’. 내가 학자일 때 기록에서만 봤던 인물."

"죽은 거 아니었어?"

"기억은 죽지 않아. 이건 아틀라가 보존한 분노의 결정. 이 오벨리스크는 살아 있는 신전이야. 그 안의 신은 우리가 생각한 신이 아니라, 증오를 먹고 살아가는 잔존 감정."

"텔, 그가 우리를 노려보고 있어. 공격해!"

"안 돼. 공격은 함정이야. 이 구조물은 '공격받을 때 방어하지 않는다.' 대신 기억을 통째로 흡수해 버리지."

"그럼?"

"기억의 공명으로 그를 설득해야 해. 감정무기가 아니라 감정 그 자체를, 살아 있는 의미로."

"그걸 어떻게—"

"나를 믿어. 내가 이네아, 너를 처음 만났을 때의 기억. 그걸 그에게 보여줄 거야."

"미쳤어? 그건 우리 둘만의—"

"그러니까 가능한 거야. 나의 진짜 기억은, 위조할 수 없고, 감염될 수 없어. 순수한 감정은 오염되지 않는다."

텔이 손을 내밀었다. 그의 손끝에서 감정의 빛이 피어오르며, 마치 별의 궤도처럼 빙글빙글 돌아가더니 오벨리스크의 구조 안쪽으로 스며들었다. 잠시 뒤, 파동이 멎고, 공기의 흐름이 바뀌었다.

"… 텔… 그가… 울고 있어."

"이건 부활이 아니야. 용서도 아니지. 그냥, 기억의 귀향이야."

이네아는 천천히 무릎을 꿇었다. 거대한 감정 덩어리는 부서지기 시작했고, 텔의 눈동자 속에 별빛이 깃들었다.

"우리 돌아갈 수 있어?"

"모르겠어. 하지만, 더 이상 잊히지는 않아."

"그럼 그걸로 충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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