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3장
[Sky Bones(하늘의 뼈)]
제143장 — 심연의 전장, 기억과 존재의 교차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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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란, 적 함대가 입구 쪽에서부터 분할 공격을 시작했다.” 키르가 전술 지도 위에 점들이 빠르게 퍼져 나가는 걸 보며 냉철하게 분석했다. “우리가 방어선을 형성할 시간은 단 3분.”
“3분… 그 짧은 시간에 무엇을 해야 할까?” 세란은 손끝으로 전투 매뉴얼을 넘기며 심호흡했다. “이건 단순한 함대 간의 교전이 아니야. 감염체들의 심리전도 치열하게 펼쳐질 테니, 정신 무장을 단단히 해야 해.”
“나도 명상 모드로 전환한다.” 라피엘이 기계를 조작하며 말했다. “신경 신호를 집중시키고, 전술적 판단과 직관력을 극대화하겠어.”
“기억, 정체성, 그리고 부활.” 세란이 귓가에 맴도는 낡은 구절을 중얼거렸다. “그게 바로 우리의 무기이자 약점이지. 우리가 잃어버린 기억이 많을수록, 적이 우리 안에 침투할 가능성이 크다.”
“맞아.” 키르가 결연한 눈빛으로 덧붙였다. “내가 방금 받은 최신 보고에 따르면, 적들은 ‘하늘의 뼈’에서 발생하는 에너지 진동을 타고 우리 내부로 침투하는 바이러스형 감염체를 심고 있어. 그들은 우리 기억과 의지를 조작할 수 있어.”
“내가 막아야 한다.” 세란이 전투복의 등 뒤에 달린 에너지 방패를 확인하며 말했다. “내 정신과 육체, 그리고 ‘하늘의 뼈’의 힘을 완벽히 결합해야 해. 그래야만 이 혼돈에서 살아남을 수 있어.”
그 순간, 우주선 내부에 낯선 울림이 퍼졌다. “저기서… 이중 에너지 필드가 감지된다.” 라피엘이 경계하며 말했다. “적이 우리 심층 기억에 직접 개입하려는 시도야. 이건… 정신 침투 공격이다.”
“모두 집중해.” 세란이 단호하게 외쳤다. “이 전투에서 가장 무서운 적은 눈에 보이지 않는 우리 자신의 ‘기억’ 일 수도 있어.”
전투실 주변의 스크린이 갑자기 파란 불빛으로 깜빡였다. 세란은 눈을 감고 마음을 가다듬었다. 그 순간, 잃어버린 기억의 조각들이 정신 속에서 떠올랐다.
“기억해… 너는 누구였지?” 낮고 무거운 목소리가 세란의 내면에서 울려 퍼졌다.
“나는… ‘하늘의 뼈’의 수호자.” 세란이 목소리를 떨며 대답했다. “나의 존재는 이 힘과 하나야. 감염의 위협 앞에서도 나는 부활할 것이다.”
“부활이라… 하지만 그게 너를 완전히 구원해주진 않아.” 내면의 목소리가 조롱하듯 말했다. “기억이 불완전한 너는, 결국 스스로를 잃고 말 거야.”
“그럴 수는 없어.” 세란이 내면의 혼란과 싸우며 외쳤다. “내가 바로 나임을 증명해야 한다. 내 안에 있는 빛을 다시 꺼트리지 않겠어.”
그 순간, 우주선 외부에서 강력한 폭발음이 울렸다. 적 함대가 주력 에너지 포를 발사하며 우주선 방어막을 뚫으려 하고 있었다.
“방어막이 약해지고 있어!” 키르가 긴장하며 보고했다. “적들은 바로 이 틈을 노리고 있어.”
“전투 전술을 바꿔라.” 세란이 차갑게 명령했다. “우리는 적을 분산시키고, 핵심 함선을 집중 공격해야 해. 내가 ‘하늘의 뼈’의 힘으로 그 중심을 꿰뚫겠다.”
“기술을 활용해 복잡한 위장 전술을 실시한다.” 라피엘이 스크린을 조작하며 말했다. “적의 레이더에 가짜 함대 신호를 보내, 혼란을 극대화시키겠다.”
“우리의 생존은 이제, 정신과 기술, 그리고 강인한 의지에 달려 있다.” 세란이 숨을 고르며 말했다. “우린 지금, 존재의 한계까지 시험받고 있어.”
“그래도 우리는 멈출 수 없어.” 키르가 결연한 눈빛으로 말했다. “이 전쟁은 우리 모두의 기억과 정체성, 그리고 미래를 건 싸움이다.”
세란은 전투복의 헬멧을 조절하며 입술을 깨물었다. 우주 어둠 속에서 ‘하늘의 뼈’가 빛나고 있었다. 그 빛은 그저 단순한 유적의 흔적이 아니었다. 그것은 존재 그 자체, 기억 그 자체였다.
“나는 부활한다.” 세란은 조용히 다짐했다. “그리고 그 부활 속에서, 나는 새로운 나를 발견할 것이다.”
전투의 심연 속에서, 기억과 존재의 경계가 무너지고, ‘하늘의 뼈’의 비밀이 점차 드러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