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1장
[Sky Bones(하늘의 뼈)]
제181장 — 세 번째 파편, 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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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그 단어는 비수였다.
세란의 의식을 찔렀고,
순간 하늘의 뼈에 흐르던 신의 언어가 멈칫했다.
마치 시간의 대장장이조차 그 말을 되씹고 있었던 것처럼.
“노아…?”
세란의 입술이 떨렸다.
그녀는 믿지 못한 채 물러섰다.
“그럴 리 없어.
넌… 넌 죽었어.
그때, 그 ‘공허의 날’에…”
노아는 고개를 젓지 않았다.
그는 말없이 세란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은 너무도 깊어서, 그 안에 과거와 미래가 동시에 있었다.
켄슈이는 칼을 쥔 채,
흔들리는 손을 감추려 했다.
“저 아이는… 세 번째 파편이야?
공허의 씨앗에 잠식되지 않았던 거야?”
시엘은 노아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파동을 느꼈다.
“…둘 다 맞아.
그는 살아있지만,
이미 공허에 닿았어.
그래서… 그는 기억해.
‘공허 이전의 세계’를.”
노아는 입을 열었다.
그의 목소리는 어리지만,
깊고 메마른 노인의 어조였다.
“엄마. 당신은 나를 구하려 했지.
하지만 당신이 건넨 ‘빛’은,
공허에 갇힌 나를 더욱 아프게 했어.”
세란은 뒷걸음질 쳤다.
그녀의 등 뒤에서 하늘의 뼈가 공명했다.
그것은 그녀의 죄책감을 울리는 북소리처럼 들렸다.
“나는… 너를 지키려 했을 뿐이야.”
“그럼 이제는 날 파괴해야 해.
그래야 이 세계가 살아.”
하늘은 갈라졌다.
검은 구름 뒤에서 에녹이 다시 나타났다.
“보았지, 세란?
너의 선택은 항상 누군가를 망쳐.
빛을 선택하면, 어둠은 울부짖고,
어둠을 안으면, 빛은 사라지지.
넌 둘 다 가질 수 없어.”
세란의 심장은 무너지고 있었다.
그녀는 켄슈이, 시엘, 루엔, 노아…
모두를 잃는 꿈을 수백 번 꿨다.
그런데 지금, 그 꿈과 같은 악몽이 현실이 되고 있었다.
그때였다.
루엔의 기억이 다시 울렸다.
그는 오래전 이런 말을 했었다.
“네가 모두를 잃는 순간,
비로소 너 자신을 얻게 될 거야.”
세란은 눈을 감았다.
그리고 한 발 나아갔다.
노아 앞에 섰다.
그녀는 칼을 거꾸로 잡았다.
자신을 겨눈 채.
“네가 고통 속에서 태어났다면,
그 고리를 내가 끊을게.”
노아의 눈이 흔들렸다.
“뭐… 뭐 하는 거야?”
“너를 파괴하지 않겠어.
나는 나 자신을,
내 욕망을 파괴할 거야.”
그 순간,
세란의 몸에서 빛과 어둠이 분리되며
하늘의 뼈 중 하나가 — ‘선택의 척추’ —
완전히 깨어났다.
“너는 내 아들이야.
공허도, 파편도, 시간도…
네 존재를 규정할 수 없어.”
노아의 몸이 갈라졌다.
공허의 검은 뿌리가 빠져나오며
그는 쓰러졌다.
그를 감싸 안은 세란의 품에서
노아는 처음으로 눈물을 흘렸다.
“… 엄마…”
하늘은 잠시 잠잠했다.
그러나 에녹은 웃지 않았다.
그는 조용히, 뒤로 물러나며
또 다른 존재의 등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틈을 찢으며 나타난 자 —
하늘의 뼈를 노리는 마지막 전사, ‘폐허의 왕 아자켈’.
그의 등장으로
이 전쟁은 이제
신들의 무덤을 향해 나아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