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5장
[Sky Bones(하늘의 뼈)]
제195장: 기억의 전염, 별빛의 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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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어디까지를 기억하겠다고 결심한 거지?”
흙먼지를 뒤집어쓴 채 일어난 니할이 물었다.
그의 눈빛은 전과 달랐다.
공허의 씨앗이 빠져나간 자리엔 낡고 지친 인간의 심장만이 남아 있었다.
세란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우주의 잔해처럼 흩날리는 기억 조각들—그 하나하나가 그녀의 살이었고, 피였고, 눈물이었다.
> “모든 걸.
내게 상처 준 것도,
나를 살린 것도,
나로 하여금 지금 여기 서 있게 만든 모든 것을.”
그녀는 등을 돌려 ‘별의 심장’이라 불리는 구조물 앞에 섰다.
하늘의 뼈는 빛의 줄기로 그녀의 손끝과 척수에 연결되어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기억의 전염이 시작되었다.
빛은 퍼졌다.
그녀가 기억한 사랑,
그녀가 기억한 고통,
그녀가 기억한 불신과 희망,
그녀가 기억한... 모든 생명의 진동.
별의 심장은 이 모든 파장을 흡수하기 시작했다.
잊힌 생명들이 꿈틀거렸고,
시간의 무덤에 갇혀 있던 기억들이 잠에서 깨어났다.
빛의 바이러스처럼 퍼진 그 기억은,
우주 깊은 곳에서 살아남은 마지막 종족들에게,
정신의 언어로 번역되어 전송되었다.
> “이건 전염이야. 너 하나의 감정이 아니야.”
“기억은 씨앗처럼 번식해.
그리고 언젠가, 죽은 별 위에 다시 생명이 피어나.”
니할이 무너진 듯이 주저앉는다.
그는 자신의 무기로부터 해방된 첫 번째 희생자이자, 첫 번째 구원자였다.
“넌 나를 죽이지 않았어.”
“아니.” 세란은 말했다.
“기억하게 했지.”
그 순간—
우주 너머에서 금속 같은 포효가 울려왔다.
“공허의 군단이 깨어난다.”
라카이였다.
그는 세란의 어깨 위에 앉아, 빛의 날개를 펼치고 있었다.
> “기억의 전염은 그들에게 독이지만,
동시에 깨어나는 신호이기도 해.”
> “그들은 망각의 절대자에게 충성하고 있어.
네가 그 기억을 퍼뜨릴수록,
그들은 더 깊이 깨어날 거야.”
세란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광대한 우주의 돔, 그 끝엔 검은 틈이 벌어지고 있었다.
‘망각의 심연’—
기억을 증오하며, 모든 연결을 자르는 자.
그리고 그 안에서, 그녀는 낯익은 존재를 보았다.
“……바토르웽?”
빛과 어둠 사이에서, 오래전 사라졌던 연인, 전사, 혹은 배신자가—
망각의 갑주를 두른 채 나타나고 있었다.
하늘의 뼈가 진동했다.
기억은 살아났고,
망각은 반격했다.
세란의 심장은 이제 더 이상 인간의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별빛으로 뜨거웠고, 우주의 맥동으로 울렸다.
그리고 이제—
모든 전쟁은 그녀로부터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