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 Bones(하늘의 뼈)]

제196장

by FortelinaAurea Lee레아

[Sky Bones(하늘의 뼈)]




제196장: 망각의 절대자와 별의 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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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잊었느냐, 세란.”
그의 목소리는 죽은 별들의 재로 이루어진 바람처럼 스산했다.
망각의 갑주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이는, 분명 바토르웽이었다.

하지만 동시에 아니었다.
그의 눈빛은 낯설게 차가웠고, 살갗엔 시간이 벗겨낸 금속의 무늬가 흐르고 있었다.
그의 심장은... 뛰지 않았다.

“너는 죽었어,” 세란이 말했다.
“그날, 카이욘 성벽에서.”

“그날, 나는 죽는 대신 망각에 몸을 맡겼다.”
“그리고 네가 그 기억을 퍼뜨리는 순간,
망각의 주인은 나를… 다시 쓴 거지.”

라카이가 날개를 펼쳤다.
빛의 포화가 허공을 갈랐다.
그러나 바토르웽의 몸엔 닿지 않았다.
기억을 지운 자는, 빛조차 기억하지 않기에—그를 해치지 못했다.

> “그는 이제 기억이 아니라 빈칸이야.”
“우리가 가진 무기는 닿지 않아,” 라카이가 낮게 속삭였다.



“그래서, 어쩌겠다는 거냐.”
세란은 입술을 깨물었다.
“나도 잊으라는 거야?”

“아니.”
바토르웽의 입가에 어렴풋한, 생전의 미소가 걸렸다.
“넌 기억해야 해.
기억하는 고통이 곧 저항이야.
그리고 그 저항은 언젠가—망각을 무너뜨릴 수 있다.”

세란은 그제야 눈치챘다.
바토르웽은 완전히 망각되지 않았다.
그의 내부, 그 작은 균열 어딘가에—
세란과 함께한 기억 하나가,
아직 부서지지 않은 채 살아 있었다.

“날 쏴.”
바토르웽이 말했다.

“네 기억으로.”
“하늘의 뼈를 통해, 네 심장을 통해—
날 다시 기억해 줘.”

세란의 양손이 떨렸다.
하늘의 뼈가 빛을 머금었다.
별의 심장은 지금, 기억을 화살처럼 응축하고 있었다.

> “잊지 않아.”
“넌... 나에게 봄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방아쇠를 당겼다.

빛의 창이 허공을 찢으며 날아갔다.
바토르웽의 갑주에 균열이 생겼다.
망각의 파편들이 하늘에서 떨어졌다.

그 순간,
세란의 머릿속에—
바토르웽과 나눈 마지막 대화가, 마지막 포옹이, 마지막 눈물이 되살아났다.

“너는... 내게서 망각을 빼앗았구나.”
바토르웽이 천천히 무릎을 꿇었다.

“고맙다, 세란.
네가 날 기억한 덕분에,
나는 내 마지막을... 나로서 맞이할 수 있게 되었어.”

하늘의 뼈가 잠시 멈췄다.
세란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기억은 아프고, 기억은 고통스럽고, 기억은 무너지는 일이지만—

기억은, 존재의 증명이기도 했다.

“이제, 시작이야.”
라카이가 세란의 어깨에 내려앉으며 말했다.

“망각의 군단은 우리가 기억을 퍼뜨릴수록 강해지지만,
동시에,
기억의 방어막도 생겨나고 있어.”

“이제 우리가 할 일은—”
“하늘의 뼈를 모두 깨우는 거야.”
“별의 유언을 따라.”

끝나지 않은 전쟁,
하지만 희망이 시작되었다.

세란은 망각에 대항해
자신의 생명을 불태워 기억을 피워낼 준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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