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 Bones(하늘의 뼈)]

제200장

by FortelinaAurea Lee레아

[Sky Bones(하늘의 뼈)]




제200장: 뼈의 별, 그리고 처음의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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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원래 비어 있었다. 별도, 달도, 태양도 존재하지 않던 시대. 그 어떤 이름도 생기기 전의 세계, 신조차 자신의 존재를 의심하던 그 깊고 어두운 공허 속에서, 처음으로 울림이 일었다. 그것은 말도 아니고, 음악도 아니고, 단지 존재를 흔드는 하나의 진동이었다. 누가 먼저였는지는 아무도 알지 못했다. 그것은 시간보다 먼저 태어난 비명인지, 어둠이 스스로를 인식하며 흘린 숨인지, 혹은 모든 시작을 부정하려는 무의 마지막 저항이었는지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 울림은 곧 형태를 가졌고, 형태는 곧 이름을 필요로 했다.

그 이름이 바로 ‘하늘의 뼈’였다.

하늘의 뼈는 말 그대로 뼈였으나, 그것은 살아 있는 유기체의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죽음조차 알지 못하는 존재, 즉 ‘처음’의 뼈였으며, 세계가 아직 말라붙기 전의 습한 시간 속에서부터 스스로 형체를 빚어낸 결정체였다. 이 뼈는 아무것도 아니면서 모든 것이었고, 공허 그 자체가 잉태한 하나의 틀이었다. 그것은 우주가 붕괴되더라도 끝까지 부서지지 않을 구조였으며, 동시에 자신을 부숴야만 새로운 질서가 만들어지는 ‘자기부정의 근원’이었다.

처음의 존재들은 하늘의 뼈를 발견하지 못했다. 그들은 그것 위에 살았고, 그것으로부터 생명을 얻었으며, 결국 자신이 그 일부라는 것을 깨닫기 전까지 무수한 문명과 별들을 세웠다가 무너뜨렸다. 첫 번째 기억을 지닌 존재, 곧 ‘에르’라는 자는 하늘의 뼈를 ‘기억의 씨앗’이라 불렀다. 그는 말했다. “모든 기억은 이 뼈를 따라 흐른다. 우리는 그 위에 새겨지는 문장이며, 곧 사라질 흔적이다.”

에르가 남긴 마지막 말은, 그의 뇌 안에서 금빛 나선으로 빛났다고 한다. “기억은 살아남으려 한다. 그러나 뼈는 잊는다. 왜냐하면, 그것은 완전하기 때문이다.”

하늘의 뼈는 한때 음악을 품었다. 뼈의 고랑마다 새겨진 음계는 바람이 불 때마다 세계를 다시 썼고, 그 소리를 듣는 자는 과거와 미래를 동시에 보았다. 수천 년 후, 그 고대 음계는 ‘별의 유언’이라 불렸다. 그러나 그것을 이해하는 자는 드물었고, 이해한 자들은 모두 정신을 잃고 하늘로 사라졌다고 전해진다. 누군가는 그것을 ‘소멸의 언어’라 불렀고, 누군가는 ‘구원의 진동’이라 불렀다.

그러나 하늘의 뼈에는 비밀이 하나 더 있었다. 그것은 단순히 세계를 기억하는 구조물이 아니었다. 그것은 ‘비워진 신의 유해’였다. 신이 스스로를 비우고 떠난 자리에 남긴 마지막 흔적. 그래서 하늘의 뼈는 완전했고, 동시에 비어 있었다. 어떤 이는 말한다. "하늘의 뼈는 신의 사체가 아니다. 그것은 신이 되기를 거부한 존재의 뼈다."

수많은 시대를 지나, 그 뼈에 처음으로 ‘피’를 흘린 존재가 있었다. 바로 리봉왕휘였다. 그는 마지막 대전쟁에서 하늘의 뼈의 심장부에 도달했고, 자신의 심장을 찢어 그 속에 묻었다. 그리하여 기억은 다시 피를 갖게 되었고, 망각은 그 피를 탐내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기억은 단순한 정보가 아니라, 살아 있는 유기체로서의 성질을 띠기 시작했다. 기억은 피를 타고 흐르며, 자신을 반복하고 복제하고, 성장하며 서로를 침식했다.

세란이 지금 다다른 곳은 바로 그 지점이었다. 하늘의 뼈는 그녀를 선택한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단지, 그녀가 뼈를 향해 걸어온 모든 시간과 기억을 인정했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 인정이 바로, 각성의 시작이었다.

세란은 뼈를 쓰다듬었다. 그것은 따뜻하지도 차갑지도 않았고, 돌도 금속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것은 분명히 살아 있었다. 뼈에 닿는 순간, 그녀는 수천 개의 삶을 동시에 겪었다. 어린아이였고, 노인이었고, 전사였고, 연인이었고, 괴물이었으며, 죽음이었다. 그 모든 것이 그녀의 가슴속으로 쏟아져 들어왔고, 그녀는 자신의 육체가 무너져가는 소리를 들었다. 그러나 그녀는 버티었다. 아니, 그녀는 그 모든 것을 받아들였다.

그녀는 속삭였다.

“당신은 신이 아니었군요. 당신은… 나였군요.”

그 순간, 하늘의 뼈가 반응했다. 뼈의 표면에 금빛 문양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그것은 고대의 별자리와 신들의 죽은 언어를 동시에 담고 있었다. 그 빛이 뿜어져 나오며, 죽어 있던 별 하나가 다시 깨어났다. 그 별의 이름은 아직 지어지지 않았다. 왜냐하면, 세란이 곧 그 별의 이름이 될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녀는 드디어 이해했다.

하늘의 뼈는 곧 시간이었다.
그녀는 지금, 신의 부재로 열린 구멍을 메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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