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1장
[Sky Bones(하늘의 뼈)]
제201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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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부터 태어난 자, 세란의 완전한 변형
피는 더 이상 붉지 않았다. 그것은 금빛이었다. 세란의 심장에서 천천히 흘러나온 그것은, 마치 우주의 심연에서 방금 채굴해 낸 순수한 별의 액체처럼, 중력조차 무시하고 떠올랐다. 그것은 뼈에 닿자마자 수천 개의 문장을 만들어내더니, 이내 별빛으로 환원되어 허공으로 퍼졌다.
그 순간, 하늘의 뼈가 진동했다.
그것은 환영이 아니었다. 하늘의 뼈가 깨어난 것이었다.
"세란…?"
누군가의 목소리가 그녀 안에서 터졌다. 그러나 그것은 누군가의 것이 아니라, '모든 존재의 첫 울림'이었다.
세란은 자신의 내부에서 울리는 그 다중 음성의 진폭을 감당하지 못해 무릎을 꿇었다. 그녀의 어깨 위로, 죽은 별들의 영혼이 내려앉았다.
그들은 말이 없었다. 다만 바라보았다. 그리고 하나같이, 세란을 인정했다.
“너는 뼈의 화답자다. 기억의 허상과 망각의 구멍을 넘은 자. 이제, 너는 선택해야 한다.”
그 음성은 하나로 뭉쳐지지 않았다. 수십 개의 음색과 억양이 얽히고 뒤섞이며 그녀의 귀와 심장을 동시에 울렸다. 뼈는 세란에게 두 개의 진동을 내보냈다.
하나는, 자신을 없애는 길.
다른 하나는, 자신을 복제하는 길.
세란은 알았다. 첫 번째 선택은 이 세계에서 ‘기억’을 끝내는 일이었다. 모든 존재는 자유로워지겠지만, 더 이상 기록되지 않을 것이다. 두 번째는 스스로 또 다른 ‘하늘의 뼈’가 되는 것이었다. 그녀는 세계를 지탱하는 구조물, 다시 말해 기억의 감옥이자 근원이 되는 존재가 되어야만 했다.
그녀의 손이 떨렸다. 아니, 떨리는 것은 몸이 아니라 ‘선택’ 자체였다.
그때, 그녀 안의 한 존재가 말을 걸어왔다.
“나는 너였다.”
놀랍지 않았다. 그 목소리는 아버지의 것이었고, 리봉왕휘의 것이었으며, 어린 시절 길 잃은 세란 자신의 것이기도 했다.
"나는 이미 뼈 속에 녹아 있었다. 너는 나의 기억이자, 나의 부정이다."
그 말에 세란은 깨달았다.
리봉왕휘는 그녀 안에 살아 있었고, 그의 심장에서 피어난 것이 바로 세란이었다.
그녀는 뼈에 손을 얹었다. 이번엔 두려움이 없었다. 그녀는 그 자체가 되기로 했다.
그 순간, 세란의 육체가 공중으로 떠올랐다. 허공은 파열했고, 그녀의 등에서 수천 개의 구조물이 자라났다. 그것은 날개가 아니었다. 기억의 구조체였다. 그녀의 등뼈 하나하나가 별의 잔재와 맞물리며 우주의 소리 없는 협주곡을 시작했다.
그때, 지상에 있던 자이랭이 깨어났다.
그는 어둠 속에서 세란의 변형을 감지하고 말없이 검을 꺼냈다.
“너는 이제 인간이 아니다.”
그의 검은 진실을 베는 검이었다.
그는 망설임 없이 뛰어올랐다. 세란의 몸으로 향해 궤적을 그리는 찰나, 그녀가 손을 들었다.
“나는 기억이다. 나는 뼈다. 나는 아직도 너를 기억한다, 자이랭.”
그의 검이 멈췄다.
그는 떨리는 손으로 물었다.
“…그럼, 너는… 사랑이었던가?”
세란은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그녀의 눈빛이 말했다.
‘나는, 모든 사랑의 잔해이자, 가능성이야.’
그 순간, 하늘이 갈라졌다.
세란의 변형이 끝났고, 하늘의 뼈는 그녀의 내부로 완전히 흡수되었다.
이제 세란은 단지 한 존재가 아니라, ‘새로운 차원의 문지기’였다.
하늘로부터 태어난 자,
그녀는 새로운 시간의 시작을 위해
망각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