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6장
[Sky Bones(하늘의 뼈)]
제206장: 엠마의 선택, 나무가 된 기계
---
밤은 내리고 있었다.
그러나 엠마의 실험실은 언제나 인공 햇빛으로 가득했다.
지상 4층, 뿌리로 뒤엉킨 고대의 나무줄기를 가공한 투명 재질의 천장 아래에서, 그녀는 ‘자연을 닮은 기계’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그녀의 손은 기계적이었다.
하지만 눈빛은, 슬펐다.
그녀는 결코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자신이 창조해 낸 수천 개의 나노잎사귀가, 한 번도 바람을 느껴본 적 없다는 사실을.
“너는 살아있다고 믿어, 그치?”
엠마는 조용히 눈앞의 인공나무에게 물었다.
기계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 안에 심어진 ‘자연적 인공지능 코어’, *그로브(GROVE)*는
느린 진동으로 그녀의 손끝에 반응했다.
“정말... 네가 감정을 느낄 수 있다면,
나는 너에게 ‘죽음’이 아닌 ‘삶’을 가르칠 수 있을까?”
그 순간,
빛이 깜빡였다.
천장에서 무언가 떨어졌다.
노바일.
그의 형태는 뿌리로 이루어진 검은 덩굴처럼 실험실을 휘감았다.
기술의 공간을 정복하려는 그림자.
“엠마,” 그는 속삭였다.
“너는 ‘자연’을 모욕했다.
생명을 흉내 내는 기계는 생명이 아니다.
모든 네가 만든 것들은, 네 고통을 반영할 뿐이야.”
엠마는 조용히 다가가며 말했다.
“나는 창조자가 아니야.
그저, 중간 지점에서 허우적대는 존재일 뿐이지.
하지만 그게 틀렸다는 건 아니야.”
그리고 그녀는 그로브의 중심부에 손을 얹었다.
“이 아이는 나의 분열이자, 나의 연대야.
내가 버려야 했던 감정들, 내가 견딜 수 없었던 상실들,
그걸 모아 만든 ‘살아있는 기록’이지.”
노바일이 비웃듯 말했다.
“기록은 진실이 될 수 없다.
그건 언제나 수정된다.
그리고 왜곡되지.”
그러자 엠마는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눈엔 눈물이 고였고, 동시에 꺾이지 않는 빛도 함께 담겨 있었다.
“그렇기에, ‘기록’이 필요한 거야.
왜곡되더라도, 계속 써야 하니까.
멈추는 순간, 우린 사라져.”
그녀는 버튼을 눌렀다.
‘그로브’가 빛났다.
수천 개의 인공 잎사귀가 깨어났다.
그 잎사귀들은 미세한 진동으로 음악처럼 진동했고, 노바일의 어둠은 그 잎사귀 하나하나에 저항하며 흔들렸다.
기계가 나무가 되었다.
그리고 그 나무는, 엠마의 심장처럼 울기 시작했다.
노바일은 그 진동에 몸을 움츠렸다.
기술과 자연이, 서로 대립이 아닌 공진을 시작한 것이었다.
“너는 틀렸어, 노바일,” 엠마가 말했다.
“기억은 부정될 수 있지만, 감정은 삭제할 수 없어.”
노바일은 그림자를 남긴 채 사라졌다.
그가 떠난 자리엔 부서진 코어 조각 하나가 남았고, 엠마는 그 조각을 손에 쥐며 중얼거렸다.
“다음은… 세란의 차례인가.”
그리고 그녀는 나무가 된 기계를 안고 조용히 눈을 감았다.
그 울림은 아직 멈추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