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 Bones(하늘의 뼈)]

제208장

by FortelinaAurea Lee레아

[Sky Bones(하늘의 뼈)]


제208장: 기억의 나선에서 피어난 전쟁의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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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되감긴다, 세란. 하지만 똑같이 반복되진 않아.”

엠마의 말은 무슨 예언처럼,
곧 세란 앞에 벌어질 기억의 나선을 암시했다.

그 순간, ‘하늘의 뼈’는 다시금 회전했다.
바람도, 빛도, 시간조차 멈춘 곳에서
뼈의 나선은 마치 고대의 만돌린처럼 회오리를 일으켰다.

세란의 발밑에서 거대한 문이 열렸다.
그 문은 철로 된 것도, 나무로 된 것도 아니었다.
기억 그 자체였다.
피로 물든 대지, 피난민의 울음, 무너지는 탑과 불타는 숲.
그 모든 장면이, 문 안쪽에서 파도처럼 흘러나왔다.

“여긴 어디야…?”

“‘전쟁 이전의 전쟁’이 벌어진 곳.”
엠마가 속삭였다.
“하늘의 뼈는 단지 별의 유산이 아니야.
그건…
한 번 벌어졌던 전쟁을 다시 기억하게 하는 열쇠지.”

그때였다.
기억의 문 너머에서 누군가 등장했다.
그의 몸은 산산조각이었고, 눈동자에는 수천의 전장이 겹쳐 있었다.

“세란… 네가 드디어 왔군.”
그는 자신을 울림이라 불렀다.

“넌 누구지…?”

“나는 전쟁 그 자체.
네 안의 공허와, 네 밖의 세계가 일으킨 수천 번의 반복 속
가장 잔혹했던 하나의 흔적.”

그의 팔이 움직였다.
하늘의 뼈에서 나온 무수한 조각들이 공중에 떠올랐다.
그리고 서로 맞부딪치며 무기를 형성해 갔다.

도끼, 창, 방패, 날개.
각각의 무기는 누군가의 기억이었다.
누군가를 위해 쥐었던 무기.
누군가를 죽이기 위해 들었던 방패.

울림은 말했다.
“기억이 무기화될 때, 평화는 허상으로 바뀌지.”

세란은 손을 뻗었다.
엠마는 그녀의 어깨를 잡았다.
“기억을 무기화하지 마. 기억은… 잊지 않기 위해 존재하는 거야.”

그러나 울림은 웃었다.
“네가 그렇게 믿었다면, 왜 에녹을 죽였나?”

그 순간, 세란의 눈앞이 붉게 타올랐다.
그녀의 손끝에서 창이 생겨났다.
그것은 하늘의 뼈로 만든 무기,
기억을 뚫고 나오는 결단의 형상이었다.

“나는... 선택할 거야.
반복되지 않도록.
기억에 눌리지 않도록.
무기를 들되, 복수를 위해서가 아니라 미래를 위해서.”

울림은 고개를 들었다.
“그렇다면 너는 전쟁의 진정한 관문을 통과해야 해.
여기서부터는... 선택이 아니라
희생의 영역이야.”

문이 완전히 열렸다.
안쪽은 불길한 색조의 하늘이 뒤집힌 전쟁터.
시간이 고통스러울 정도로 느리게 흐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안에는... 에녹의 마지막 모습이 있었다.

그의 심장에 꽂힌 창.
세란의 손에 묻은 피.
그리고 그 위에서 자라난 ‘공허의 씨앗.’

엠마는 조용히 말했다.
“들어가자, 세란.
우리가 이 전쟁을 다시 마주하지 않으면,
우린 영원히 과거에 갇히게 될 거야.”

세란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문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그녀의 등 뒤에서, 별들의 노래가 들려왔다.
파괴된 별들이 남긴 마지막 진혼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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