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 Bones(하늘의 뼈)]

제209장

by FortelinaAurea Lee레아

[Sky Bones(하늘의 뼈)]



제209장: 씨앗이 터질 때, 신의 심장은 울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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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떤 생명도 자신의 본질에서 벗어날 수 없다.
심지어 신조차도.”

이 말은 수천 년 전, ‘하늘의 뼈’를 처음 조각낸 존재가 남긴 기록이었다.
그는 신이었다.
혹은, 스스로 신이라 믿은 인간.
그의 이름은 아르페이오스.

그리고 지금,
그가 남긴 씨앗은 세란의 손에 쥐어져 있었다.
그 씨앗은 단순한 파괴의 상징이 아니라,
의지의 결정체였다.

세란은 깊은 전쟁의 심연 속으로 내려가고 있었다.
에녹의 심장이 멈춘 그 자리,
그곳은 이제 씨앗의 요람이 되었다.
주변은 멈춘 시간 속에서 숨 쉬고 있었다.
포탄이 터지는 찰나,
검이 휘두르기 직전,
비명이 막 새어 나오는 입술.

모든 장면이 고정된 캔버스처럼 펼쳐져 있었다.

“이건 뭐지…?”
세란은 손을 뻗었고,
멈춰 있던 하나의 병사가 눈을 깜빡였다.
그리고 그녀를 향해 천천히 말했다.

“우리는 네 기억이 아니다.
우리는 네가 만든 선택의 ‘잔재’다.”

“……그렇다면 넌 죽은 존재인가?”

“죽은 자는 말하지 못하지.
우리는 살아 있으나, 살아남지 못한 자들.”

그의 눈동자 안엔 씨앗이 심겨 있었다.
작고 어두운 구체.
그것이 세란의 가슴에서 반응하듯 진동했다.

쿵, 쿵, 쿵…

그 진동은 점점 커졌고,
세란의 내부에서 말할 수 없는 두 번째 심장이 박동하기 시작했다.

“이건…… 뭐야……!”

엠마는 그녀에게 다가오며 외쳤다.
“세란, 멈춰! 그건 공허가 아니야.
그건… ‘신의 심장’이야.”

“신의…… 심장……?”

엠마는 손을 펴서 세란의 가슴을 감쌌다.
그 순간 세란은 마치 천 개의 목소리가 자신의 심장에서 들려오는 환청에 빠졌다.

> “우릴 기억하라.”
“우릴 선택하라.”
“우릴 지워라.”



세란은 주저앉았다.
온몸이 흔들렸고, 내면에서 들끓는 무수한 자아들이 고개를 들었다.

“나는 누굴 죽인 거지…?
나는 누굴 살린 거지…?
나는…… 나인가?”

그 물음은 끝없는 낭떠러지였다.
한 발만 잘못 디디면, 자아는 그 아래로 추락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바로 그때,
그녀의 눈앞에 등장한 것은… 죽은 줄 알았던 에녹의 환영이었다.

그는 피투성이였고,
그의 심장엔 아직 씨앗이 박혀 있었다.

“세란, 듣고 있나?”
그의 음성은 따스했고, 깊었으며,
말끝마다 절망을 이기는 생의 단단함이 스며 있었다.

“나는 너를 원망하지 않는다.
나는 오직 네가 살아가길 바란다.
너는 너 자신을 이겨야 해.
이 씨앗은 너를 파괴하려는 게 아냐.
그건 너의 기억을 꽃피우려는 생명 그 자체야.”

세란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하지만 난… 널 죽였어.”

에녹은 웃었다.
“내가 죽은 건, 네가 나를 선택했기 때문이야.
그리고 네가 선택한 모든 길은, 너만이 끝을 낼 수 있어.”

그 순간, 씨앗은 폭발하지 않고 피어났다.
거대한 꽃.
은하처럼 뒤틀린 꽃잎.
그 중심에, 새로운 문이 있었다.

그 문은 과거도, 미래도 아닌 곳으로 향하고 있었다.
바로, 세란이 처음으로 ‘하늘의 뼈’를 느꼈던 그 순간.

엠마는 중얼였다.
“기억은 다시 쓰는 것이 아니라, 다시 살아내는 것이야.”

세란은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손엔 더 이상 무기가 없었다.
오직 피어난 씨앗의 꽃잎 하나가 손끝에 매달려 있을 뿐이었다.

그녀는 문을 향해 걸었다.

“에녹. 나, 이제 너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
그리고… 내 안의 모든 울림도.”

“전쟁은 반복되지만,
나의 선택은 반복되지 않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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