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 Bones(하늘의 뼈)]

제210장

by FortelinaAurea Lee레아

[Sky Bones(하늘의 뼈)]



제210장: 환생의 문 너머에서, 불타는 별이 춤추다

---

불꽃은 말없이 피어올랐다.
세란이 문을 넘는 그 순간, 세계는 반으로 갈라졌다.
하나는 '이전'의 세계.
다른 하나는 '다음'의 세계.

그리고 그 사이를 잇는 틈.
그곳은 시간도, 공간도, 신도 허락받지 못한 경계.
오직 선택을 지닌 자만이 지나갈 수 있는 사념의 강이었다.

세란은 허공 속을 떠다녔다.
손끝에 달린 꽃잎 하나가 천천히 녹아내리며 은빛 가루가 되어 흩어졌다.

그 순간, 그녀는 다시 아이가 되었다.
기억 속에서조차 희미했던 자신의 어린 시절.
그토록 애써 잊으려 했던, 가장 깊은 상처와 공허의 시작점.

“이건… 엄마……?”

세란 앞에 나타난 사람은
정말로 엄마였는지, 아니면 세란의 바람이 만든 환영이었는지
그조차 불확실했다.

그녀는 조용히 말했다.
“넌 절대로 버려진 적이 없어, 세란.
세상은 네게 너무 무거웠고,
그래서 넌 그 무게를 견디기 위해 ‘잊는 법’을 배운 거야.”

세란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녀는 꾹꾹 눌러 담았던 기억들이 피어오르는 것을 느꼈다.
길가에서 울던 그날,
비가 쏟아지던 날,
첫 번째 ‘하늘의 뼈’를 목격한 밤.

그 밤, 별들이 울고 있었다.

그녀는 의식을 되찾았을 때,
이전의 세계는 사라져 있었다.

대신,
그녀 앞에 펼쳐진 것은
‘하늘의 뼈’가 뿌려진 자리에 자라난 숲.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황혼의 들녘.
그리고 그 중앙에는,
자신을 기다리는 듯한 검은 갑주를 입은 전사가 있었다.

그는 느리게 검을 뽑았다.
세란의 시야에는, 전사의 눈이 반짝이는 별처럼 타올랐다.

“네가 씨앗의 수호자인가?”
세란이 물었다.

그는 고개를 저었다.
“나는 ‘반환된 것’이야.
하늘의 뼈에서 쏟아진 파편 중 하나.
신조차 기억하지 못한… 망각의 전령.”

그의 검끝이 세란의 가슴을 향했다.

“이 땅에 다시 신을 심으려는 자는,
너 하나만이 아니다.
내게서 증명해 봐라.
너의 신성은 공허에서 피어난 것이 아니란 걸.”



그리고 전투가 시작되었다.
검과 검이 맞닿기 전,
서로의 기억이 충돌했다.
그 전사는 전쟁 속에서 수천의 목숨을 삼킨 존재였고,
세란은 생과 사, 기억과 망각 사이를 통과해 온 존재였다.

검 끝 하나에도 생이 담겼고,
회피 하나에도 죽음이 따라붙었다.

전사는 속삭였다.
“너는 아직 ‘목소리’를 하나도 되찾지 못했구나.”

“무슨 말이야…?”

“하늘의 뼈는,
오직 자신의 ‘진짜 이름’을 부른 자에게만 응답하지.”

세란은 눈을 감았다.
그리고, 그녀의 내면 깊은 곳에서
낯설고도 익숙한 이름 하나가 떠올랐다.

> “에르세라.”


바로 그 순간,
검은 별이 그녀의 몸에서 튀어나와 하늘로 솟구쳤고,
그 전사는 뒤로 물러서며 갑주가 부서지기 시작했다.

“너는…… 진짜… 목소리를 되찾았구나.”

“아니.” 세란이 말했다.
“난 이제부터 다시, 모든 걸 이름 붙일 거야.
잃었던 생에도,
버린 감정에도,
그리고…… 죽은 이들의 진심에도.”

그 순간, 세상의 균열이 복원되었다.
‘하늘의 뼈’는 심장을 되찾았고,
그 심장은 박동하며 새로운 전설의 서막을 열었다.

그리고 세란은 알았다.
진정한 신성은 선택이나 피에 있는 것이 아니라,
‘기억을 외면하지 않는 의지’에 깃든다는 것을.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Sky Bones(하늘의 뼈)]